美대사 살해 배후조종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시민 시위대 습격받아 4명 사망, 34명 부상…근본주의 세력은 도망
  • 지난 11일 리비아 주재 美대사 스티븐스를 살해했던 폭동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이 시민들의 공격을 받고 도망쳤다.

    아랍 위성방송 알 아라비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찰과 정부군 출신, 일반 시민 수백 명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리비아 제2의 수도 벵가지에서 시위를 벌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안사르 알 샤리아'의 본부로 쳐들어가 이들의 깃발을 끌어내리고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질러 쫓아냈다고 전했다.

    당시 시위대는 '안사르 알 샤리아' 본부로 들어가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들과 교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무장세력 조직원 4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고 한다. 또 다른 무장조직 '아부 슬림 여단'은 전날 시민들의 공격을 받았다.

    시위대는 원래 '벵가지 구원의 날'로 이름붙인 시위에 참여해 정부에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을 해산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벵가지 구원의 날' 시위에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에 반대하는 보통 주민 3만여 명이 안사르 알 샤리아 본부로 행진을 벌였다.

    이때 시위대는 "무장 조직은 군이나 보안군에 흡수돼야 한다" "美영사관 피습 사건 이후 벵가지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넘쳐난다"고 주장했다.

    '안사르 알 샤리아' 본부를 습격하기에 앞서 많은 시위 인원이 지난 11일 폭도의 공격으로 사망한 스티븐스 駐리비아 대사의 이름을 부르며 "스티븐스를 위해 정의를 요구한다" "리비아는 친구를 잃었다"는 현수막을 들었으며, 몇몇 시위대는 칼과 도끼를 흔들며 "리비아에 더 이상 알 카에다는 없다" "자유를 위해 우리가 흘린 피가 헛되게 돼서는 안 된다"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날 시위대에게 쫓겨난 '안사르 알 샤리아'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중 한 분파가 모여 만든 무장단체로 지난 11일 벵가지의 美영사관 습격으로 스티븐스 대사 등 4명의 美대사관 직원을 살해한 폭동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리비아는 이처럼 서방국가와의 좋은 관계를 통해 국가재건을 요구하고 있지만 최근 다른 지역의 분위기는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종하는 10대 청소년이 한 바에서 트럭 폭탄테러를 시도하다 FBI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정체불명의 '자칭 유대인 사업가'라는 사람이 만든 동영상을 이유로 현재 아랍과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각국 대사관을 습격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사과'를 넘어 '반서방문명'을 목표로 내걸기 시작했다.

    최근 센카쿠 열도로 일본과 갈등이 일고 있는 중국의 분위기도 묘하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시위가 격화될 때 함께 격화되고 있다. 시위가 점차 폭동으로 변하는 양상 또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들과 큰 차이가 없어 많은 국가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