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보육비로 젊은층 반응하나 싶었는데…"

'한 발 물러난' 박근혜, 인혁당 사건에 발목 잡히나

'2개의 판결' 논란 들끓자…"무죄판결 존중"으로 선회
1차, 2차 인혁당 사건 혼돈한 듯…"다른 증언 감안해야?"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또 다시 '역사 논란'에 휘말렸다.

이번 논란은 5.16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었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당시는 역사에 대한 '인식'이 도마 위에 올랐던 것이라면 이번에는 완전히 별개인 1, 2차 인혁당 사건을 혼돈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신시대의 대표적인 공안 사건인 2차 인혁당 사건(1975년)은 박 후보의 퍼스트레이디 시절(1974년~1979년)에 벌어진 일인 만큼 박 후보에 대한 비판강도가 더욱  거세다.

◈ 朴 "인혁당 다른 증언 감안"

박 후보는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 입장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여러 다른 증언들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어제 말한 대로 같은 대법원에서 상반된 판결이 나온 것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 조직에 몸담았던 분들이 최근 여러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감안해 역사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는 박범진 전 의원이 <박정희 시대를 회고한다>에서 "인혁당 사건은 조작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 전 의원이 말한 인혁당 사건은 '1차 인혁당 사건'이다.

1964년 8월 14일, 중앙정보부에서 57명의 청년들을 잡아들여 41명을 구속하고 16명을 지명수배한 사건이다. 유신이 아니었던 당시, 사형선고와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에 2차 인혁당 사건은 유신시절인 1975년 도예종을 비롯한 8인이 인혁당 재건을 시도했다는 명목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지 18시간 만에 집행된 사건을 말한다.

이후 2007년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최종판결이 됐다.

앞서 박 후보는 전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인혁당 사건 유족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 두가지로 나왔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또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냐고 답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 野 "인혁당 사건 모르는 박근혜 바보"

박 후보는 이날 '인혁당 사건' 두개의 판결 논란과 관련해 "(2007년)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법적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 후보자들까지 나서 "두개의 판결은 있을 수 없다"며 비판을 가하자 "역사가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셈이다.

그는 '인혁당 사건 발언에서 언급한 관련자 증언이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고 하니까 그런 것을 다 종합할 적에 그것은 역사적으로 판단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박 후보의 현대사 지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박근혜 후보가 1차, 2차 인혁당 사건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바보가 아닌가. 75년 유신독재가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판결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박근혜 후보가 왜곡하고 있다. 사법부의 판결을 부정하면서 아버지의 이름으로 재판도 다시 하자고 할 기세이다."
-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 

박 후보 측은 인혁당 논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값등록금·0~2세 보육료 지원 등 정책으로 박 후보가 취약한 2040세대 유권자의 마음을 열던 차에 '유신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한마디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위기다.

한 친박 관계자는 "(경선) 캠프 내부에서도 박 후보의 역사관은 어쩔 수 없다는 기류가 강했다. 젊은 층이 서서히 박 후보에게 반응하고 있던 찰나에 이런 사건이 터져 곤혹스럽다. 이번 문제는 역사관 논란보다 더 심각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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