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때 주장한 부채 문제는 실체 없는 정치공세··· 명확한 근거를 보라”
  •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정말 궁금해서 던진 질문이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서다.

    “송영길 시장의 인천시 재정파탄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영·길’ 이름 세 글자를 입에 올리자마자 ‘울그락불그락’이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그동안 쌓인 게 많아 보이는 분위기다.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거짓말도 작작해야죠.”

    “이젠 송영길 시장의 거짓말에 신물이 날 지경이에요.”

    “언론 플레이도 정도껏 해야지, 제가 팩트(사실) 관계를 정확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대선 경선에 대한 질문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인천시 재정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는 제일 먼저 국토부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내밀었다.

  •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보시죠. 제가 시장으로 있던 2009년 인천시의 채무규모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좋습니다. 정치적 공세일 뿐이죠. 만약 인천시가 문제였다면 다른 광역시는 더 큰 문제 아닙니까.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송영길 시장이 ‘재정’, ‘재정’ 얘기하는데 2009년 인천시 재정자립도는 부산과 대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특·광역시 중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죠. 안정적인 상황이었는데 어찌 문제가 되겠습니까.”

  •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부동산 가격도 보세요. 제가 시장이 된 이후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다른 광역시는 오히려 떨어지기까지 합니다. 이게 바로 개발과 투자의 힘입니다. 저는 그저 인천시민들의 경제적 가치를 높였지만 송영길 시장은 대체 뭘 했단 말입니까.”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의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됐다.

    일단 인천시 채무-재정 얘기를 계속 들어보기로 했다.

    “2010년 5월 인천 지방선거에서 송영길 후보가 선택한 선거 전략은 인천시 부채를 부각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송영길 후보는 인천시 부채가 7조원에 이르며 곧 인천시가 부도가 날 수 있는 있으니 민주당을 찍어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이런 책략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선거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인천시는 마치 부도직전의 도시로 인식돼 투자와 이주의 발길이 끊어졌습니다. 심각하게 돌아볼 일입니다.”

    (안상수 전 시장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인천시 부채는 2010년 말 기준으로 2조6,384억원입니다. 당시 민주당이 주장한 7조원은 인천도시개발공사의 공사채 4조3천여억원과 각종 공사-공단의 채무를 모두 더한 액수입니다. 물론 넓은 개념의 공적부채로 본다면 7조원을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중앙정부를 비롯해 어떤 지방정부도 모든 공적부채를 정부의 채무로 등치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장 많은 채무를 가지고 있는 인천도시개발공사의 경우 행정안전부의 지도 감독 하에 법과 규정에 따라 발행된 공사채로 대부분 서구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조성사업과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건설 및 도화지구 개발사업의 토지보상비로 쓰인 것입니다.”

    이는 도시개발공사의 공적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채무이며 각 사업이 진행되면서 상환되는 것입니다. 이로 얻게 되는 수익은 임대아파트 건설이나 채산성이 적은 구도심 재개발사업에 쓰에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민주당도 잘 알고 있지만 당선을 목전에 두고 단지 지방정부의 채무 규모만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목소리 톤이 점점 높아졌다.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인천시 지방채의 적정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우리나라 지방재정 구조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이 내는 세금은 크게 국세와 지방세로 구분되는데 그 중 지방세는 대략 30%정도이고 이는 대부분 부동산, 자동차 등 개인의 재산과 관련된 보유세 및 취·등록세와 인구와 관련된 주민세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주인구와 인구이동이 적은 농·어촌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수입, 세수가 적을 수밖에 없으며 자체세입으로 자치정부의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편차를 보완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국세 중 일부를 지방교부세 또는 국고보조금의 형태로 지방을 지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우리 인천과 같은 대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내는 세금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재정이 열악한 지방을 지원하기 위해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정부가 보통 자체재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도시를 운영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는 정도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도시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Q. 선거 당시 상황은 어땠나?

    “2010년 선거당시 민주당 후보들은 ‘인천시 부채가 많다’, ‘인천시 재정이 위험하다’는 주장만 했을 뿐 인천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쓴 곳과 그 상환계획에 대해선 이야기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시정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들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만 이용했을 뿐입니다. 이런 무책임한 행동의 결과가 결국 송도경제자유구역 웰카운티 분양취소라는 비극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다시 인천시 부채로 얘기를 하자면 인천시의 부채(지방채발행액)는 2009년 말 기준으로 2조3,326억원으로 채무비율은 29.8%였다. 이는 부산 32.1%, 대구 38.5%와 비교해 건전한 수준이었으며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재정운영 우수지방자치단체’로 지정까지 받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은 결국 인천의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는 취업자 증가 및 인구증가 그리고 시민의 재산가치 증식의 효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통계를 살펴보면 취업자수는 2006년 7월 대비 7만명 증가, 증가율 5.6%로 특·광역시 중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건설업 분야 취업자의 경우 2만명이 증가하여 전국 최고수준에 이르렀었습니다. 또한 생산가능인구 유입에 있어서도 12만2천명이 늘었습니다. 7대 특·광역시 중 인천의 일자리가 가장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거주인구, 경제활동인구 부문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문제가 되는 지방채 투자는 당시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방재정의 건전성은 도시 이미지와 경쟁력 강화의 주요 평가기준이기 때문에 지방채를 발행할 때는 중앙정부로부터 좀 더 좋은 조건의 지방채 발행을 승인 받기 위해 노력했고, 지방채 발행 후에는 이의 적기 상환 및 보다 나은 조건의 차입선을 찾아 채무를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빠른 어투였다.)

    “당시 인천시의 총 채무 중 91.4%가 정부자금과 지방공공자금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3~5%의 낮은 이자를 지급하는 자금이었으며 그 상환기간도 8~15년동안 갚도록 만들어 인천시 재정에 큰 영향이 없도록 했습니다.”

    “또한 매년 순세계잉여금의 30%이상을 지방채상환기금으로 적립해 안정적으로 채무를 관리했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은 중앙정부의 2006~2008년도 지방재정분석결과 최우수·적정평가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2010년 2월 7일 이루어진 제5회 지방채 공모 발행에 있어 서울시보다 0.12% 낮은 금리로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인천시 재정이 매우 건전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안상수 전 시장이 잠시 숨을 돌렸다.)

    “다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심각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요청으로 2009년 급격하게 지방채 발행이 증가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매년 2천억원 안팎으로 발행-관리해 오던 지방채를 2009년엔 8,386억원어치 발행해 5,507억원을 지역 경기활성화에 사용했습니다.”

    “이는 2009년도 경제살리기 국정시책 합동평가에서 인천시가 예산조기집행, 서민생활안정, 일자리창출 등 3개 분야를 석권하고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와 시정부의 경기관리 전략 부재로 인해 인천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되는 일입니다.”

    결국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주장한 인천시의 부채와 재정 건전성 문제는 실체보단 정치공세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선의 수단으로 사용한 인천시 재정문제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현 인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좌지우지하는 지난 1년 반 동안 인천시는 ‘인천 부채 10조’, ‘인천 재정이 위험하다’는 실체도 없는 협박을 무기로 시정을 운영해 왔습니다.”

    “원칙도 이유도 알 수 없는 공기업 통폐합이 그렇고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취소와 재정사업으로의 전환이 그렇습니다. 인천시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돈이 없어 인천의 재정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피해왔습니다.”

    “송영길 시장의 무책임은 결국 송도경제자유구역 웰카운티 분양취소라는 심각한 문제를 가져 왔습니다. 물론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의 침체와 향후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 아파트 분양시장이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지난 5년간 불패의 신화라고 까지 일컬어지던 송도경제자유구역 아파트 분양이 1,500여 가구 모집에 10여 가구만이 계약했다는 것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단지 부동산 경기를 탓할 수만은 없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선거 때부터 인천시 부채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이를 시정 운영의 악의적 수단으로 사용한 민주당과 시정부에 책임이 있다 할 것입니다.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인천시에 누가 들어와 살고 싶으며 부채로 인해 통폐합되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짓는 아파트에 어떤 사람들이 청약을 한단 말입니까.”

    “송도경제자유구역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부도날 위기에 있다는 회사가 짓는 아파트는 사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도 아닌 시장이 앞장서서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빚이 너무 많아 부도날 위기에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누가 그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하겠습니까?”

  •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 재정위기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Q.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을 놓고도 말이 많다.

    “사실 제가 시장으로 있을 때 포스코(POSCO)와 손을 잡고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민자사업으로 유치하기로 했었습니다. 30년 운영권을 포스코에 내주기로 하고 1,2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한 것입니다. ‘꿩먹고 알먹고’ 아닙니까? 안하겠다는 포스코를 설득해서 결국 도장을 찍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성공하면 양쪽 모두 이익이었습니다.”

    “그런데 송영길 시장이 당선되더니 따로 주경기장을 건설하지 않고 문학경기장을 이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계약이 파기돼 포스코는 떠났고 시민들은 발끈해서 소환운동을 벌이겠다고 했습니다. 송영길 시장이 시민의 혈세 70%를 아낄 수 있던 기회를 날려버린 것입니다. 아주 미련한 짓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주경기장 건설비 때문에 인천시 재정이 어렵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아울러 송영길 시장은 주경기장 인근 그린벨트에 건설토록 돼있던 선수촌 및 미디어촌 건설 사업을 포기해 2,200여억원의 수익도 날려버렸습니다. 결국 송영길 시장의 잘못된 결정이 민간투자금 1,200억원과 개발이익 2,200여억원 등 적게 잡아 3,400억원을 공중에 날려버린 것입니다.”

    Q. 인철도시철도 2호선 조기개통 때문에 재정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조기개통의 연혁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온 주장입니다. 서구 검단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지하철 2호선 조기개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MB 정부 초기 중앙정부의 국책사업 선정시 ‘5+2 광역경제권’ 사업 중 수도권 선도 사업으로 지정받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단일지역 내 사업으론 유일하게 인천지하철 2호선 조기개통이 국책사업으로 지정받았던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지원비의 지방채 발행도 이미 승인이 됐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숨기거나 방기한 채 인천지하철 2호선 조기개통 때문에 인천재정이 어려워졌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Q. 월미은하레일건설 문제는 어떤가.

    “야권이 월미은하레일건설과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을 문제 삼고 있는데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 월미은하레일은 침체돼 있는 인천 원도심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인천의 핵심관광시설을 만들기 위한 사업입니다.”

    “특히 인천시 재정이 아닌 인천교통공사 자체 예산으로 실시한 사업입니다. 시운전 중 발생한 사고를 빌미로 정치적으로 악용, 개통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관련 지역민의 민원과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시운전이 준비되고 있으니 조기 개통돼 운행된다면 처음 예상 했던 수익은 물론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은 전체관람객 675만명이 다녀간 중앙정부 승인 국제행사로 행사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천시민의 힘을 모아 그 동안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천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인천의 가치를 더욱 높인 성공시킨 행사입니다.”

    “축전기간 동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세계적 석학 및 도시 대표자들이 방문했고 미국의 CNN과 ABC, 중국의 CCTV, 일본의 NHK와 RKB, 러시아 REN TV 등 세계 유수 언론이 인천과 경제자유구역의 발전을 전 세계에 보도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세계환경포럼을 비롯해 총 30건의 국제회의가 열렸으며 특히 25개국 148개 도시 대표가 참석한 아태도시정상회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습니다. 이를 두고 전시성이니 선심공약이니 하는 것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된 상황이었다. 이쯤에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Q.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는 왜 출마하게 됐나.

    “우리는 지금 거짓되고 오도된 현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시대상황은 국민들이 가계부채의 고통과 공포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20대는 고비용 학비 때문에, 30대는 일자리와 주택 금융비용 때문에, 40~50대는 자녀의 학자금과 금융부채 때문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가계부채는 국민의 공포이고, 복지의 절망이고, 미래세대에 대한 죄악입니다. 그러나 정부와 여야 정치권, 금융과 기업들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모른 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서게 됐습니다.”

    “가계부채는 노무현 참여정부의 무지한 경제정책에서 시작됐습니다. 뜬구름 잡다가 실패한 서민주택 100만호 건설, 내수진작 경기부양책, 골프장 230개 건설과 같은 비현실적인 경기부양책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결과 지방은 소외되고 수도권 집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소소의 20% 빚 없는 자들은 알지 못합니다. 80%의 중산층과 영세업자 서민들이 월말이 가까워지면 잠들지 못하고 공포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현실을 어찌 알겠습니까. 가계부채 해결은 국민의 행복이자 진정한 복지입니다. 미래 세대에 대한 약속입니다. 시대상황이고 시대정신이며 다음 대통령이 되는 자의 핵심 책무입니다.”

  •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Q.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경제민주화 방식 중 ‘대기업 때리기’, ‘재벌해체’,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방식은 결사코 반대합니다.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재벌이 기업의 이윤을 과도하게 유보하거나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기업이 국가와 국민에게 기여하는 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는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진행돼야 합니다.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 확대,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 규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제한 등 공정거래 강화, 횡령-배임 등 대기업 경제범죄 처벌 강화, 부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기업의 역할 강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대기업은 국가위기로 등장한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Q. 대선 상대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꼽았는데··· 이유는?

    “안철수는 ‘구름위의 신선’, 안상수는 ‘갯벌 위의 잡놈’입니다. 안상수와 안철수에게서 발견되는 운명의 불균형과 삶의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저와 정반대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의사 아버지와 남부럽지 않은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서울대를 거쳐 대한민국 최고의 컴퓨터 공학 전문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게다가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내놓을 정도로 유복하기까지 합니다.”

    “반면 저는 충남 태안의 갯가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고 중학교 때 가정을 책임지고 키워내며 살아왔습니다. 부모님은 문맹이었고 처절한 가난은 30대가 될 때까지 운명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살만해지자 어머니와 아내가 잇따라 쓰러졌고 무의식 상태에서 10년 동안 병상에 있다가 삶의 저편으로 먼저 떠나갔습니다.”

    “저는 모든 입시 때마다 재수, 삼수를 해야 했습니다.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서울대 사범대학을 택했고, 재세산업, 동양그룹을 거쳐 국회의원, 인천시장에 올랐습니다. 지금도 나는 무일푼입니다. 오직 나라에 헌신할 몸뚱아리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잡놈’이라는 것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1% 공부 잘하는 수재들의 멘토인가’ 만나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는 바보다. 이 ‘바보’라는 말이 나의 정체성을 증명한다. 나는 어떤 이상한 돈도 받은 바 없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지금 가난하다. 나 자신은 언제나 운명적으로 원점에 서 있다. 기업과 인천의 공무원들은 모두 알고 있다. 내가 시장재임 시절 리베이트를 받았다면 인천 발전 종합프로젝트는 결코 추진되거나 성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기업은 손해 볼 짓을 결코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익이 될 만한 곳이면 오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찾아온다.
     - 안상수 자서전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