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수도 평양의 건축물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우상화를 위한 선전 도구이며 과거 어떤 사회주의 국가의 도시보다 더 정치적이다.

    국내외 건축가 및 학자들이 이런 평양의 건축물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분석한 책 `이제는 평양건축'(필립 뭬제아 엮음)이 나왔다.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독일 건축가 겸 출판인인 필립 뭬제아, 안창모 경기대 건축과 교수, 독일 철학자 겸 뉘른베르크 예술 아카데미 교수인 크리스천 포스토펜 등 저자들은 북한의 사상과 철학이 담긴 평양의 도시건축에 대해 설명한다.

    "북한처럼 건축이 불가분하게 국가의 사상에 연결된 곳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물다. 평양건축은 (최고지도자의) 신화를 만드는 매체로 나타나고, 그 신화는 국가의 잠재의식으로 숨 막히게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필립 뭬제아, 본문 중에서)

    평양에 대규모 기념비가 많은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대 수령(김일성)에 대한 충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이 김 위원장이 직접 집필했다고 주장하는 `건축예술론'에는 평양과 북한 도시건축을 위한 지침이 담겨 있다.

    "수령님(김일성)의 업적과 위대성을 후세에 전하기 위한 가장 직관적이고 항구적인 수단은 기념비 건축물이다. 건축은 순수 기술공학적인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과 이념에 관한 문제에 귀착된다"(김정일, 건축예술론 중에서)

    평양의 건축물은 북한의 사상과 철학을 반영할 뿐 아니라 실용적이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세워진 (평양의) 건축물들은 도시가 폭격을 당했을 때 건물이 밀집된 도시보다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사회주의 이념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쾌적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생각 이외에도 또다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도시를 보호하기 위한 계획개념이 개입된 것이다"(안창모,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