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 유보..민주당 애간장 태우다,덜커덕 흡수합병(M&A)?
  • <윤창중 칼럼세상>

    안철수 뻐꾸기 

  • 독자 한분이 지적(知的) 관찰의 극치라고 평가할 만한, 눈에 쏙 들어오는 덧글을 얼마 전 올리셨다.

    안철수는 동물에 비유하자면 ‘뻐꾸기’다! (윤창중 칼럼세상 5월25일자:안철수 피로 증후군 http://blog.naver.com/cjyoon1305/130139006285)

    왜 뻐꾸기? 뻐꾸기는 자신의 노력으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종달새와 같은 다른 새가 둥지를 애써 만들어 알을 낳아 부화하려 할 때, 슬쩍 그 둥지로 들어가 다른 새 알 속에 알을 낳아 대신 부화하도록 한다.

    뻐꾸기는 새끼가 부화돼 어느 정도 크면 종달새 어미와 새끼들을 밀어내고 마지막으로 둥지까지 허물어 버린다. 그야말로 얌체! 부도덕!

    12·19 대선이 6개월 닷새 남은 지금까지 그가 침묵하는 걸 보면 그의 대선 시나리오의 골격은 ‘뻐꾸기 전술’이다.

    애초부터 안철수는 정당을 새로 만들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고 봐야 한다. 벤처기업의 달인이 뭐 하러 정당 만들려하겠는가? 흡수합병(M&A) 하면 그만인데.

    민주당이라는 다른 새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둥지가 준비돼 있고, 거기에 있는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가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자신의 지지도를 넘보지도 못하는데 왜 그 고생하며 당 만들어?

    안철수는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이런 단계들을 밟을 것!

    ① 가급적 끝까지! 대선 출마 선언을 늦춰 민주당이 애간장 타게 하는 지연작전을 계속 구사해 민주당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다가 →

    ② 조급해진 민주당이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해 단일후보 만들려할 즈음 대선 출마 선언으로 김 확 빼 자신의 지지도 유지하고 →

    ③ 대선 출마 선언한 뒤 돈 별로 들일 필요 없는 매우 간소한 대선팀을 띄워, 예컨대 좌파 진영에서 유명세 타고 있는 연예인 소설가 교수들의 집단 지지선언과 같은 방식으로 민주당과 한 판 붙을 구도를 만들고 →

    ④ 야당이 야권 단일후보 만들어내면 전격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뛰어 들어 꺽어 버리려 할 것.

    그러면 안철수는 민주당에 입당할 것인가? 결코 대선 전엔 그럴 일이 없다고 봐야한다. 왜 굳이 민주당에 들어가 영남권 유권자들을 포함한 민주당 비토세력들로부터 미운 털 박히는 짓 할 이유가 무엇인가?

  • 대선후보 ‘티켓’만 민주당으로부터 빼앗고 결코 민주당엔 들어가지 않을 것-서울시장 박원순이 민주당에는 들어가지 않고 서울시장 후보 티켓만 빼가고, 당선된 뒤 입당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이 될 것.

    민주당 밖에서 들어갈 듯 말듯 빙빙 맴돌며 이미지 관리해야 '민주당 지지세력+젊은층+중간층'을 그물로 쓸어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안철수가 민주당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

    안철수로서는 대통령이 된 뒤에나 민주당에 들어갈 것.

    지금 민주당 당대표 이해찬이 구상하고 있는 대선 일정이라는 것도 오직 ‘안철수 모셔오기’를 위한 것에 불과. 7월 당 대선후보 경선 룰 확정→9월 중순 국민경선→11월 초순 안철수와의 후보 단일화.

    이해찬의 발상은 민주당이 국민경선 한다며 온갖 쇼하다 보면 민주당 후보 중, 예컨대 문재인이나 김두관이 안철수 지지도를 추월하게 될지도 모르니 국민경선을 한번 돌려보겠다는 것, 그러다가 결국 안철수를 능가할 후보가 탄생하지 않으면 안철수로 단일화해 밥상 차려주겠다는 것.

    11월 초순을 후보단일화 시기로 잡은 이유? 대선 1개월 정도 앞두고 ‘대선후보 안철수’를 내놓아 검증이고 뭐고 할 것 없이, 국민들이 온통 단일화 쇼에만 정신 팔리게 만들어 대통령 주어 먹겠다는 것.

    이 대목에서 이해찬과 안철수의 계산이 정확하게 일치!

    민주당이라는 둥지 안에서 일단 민주당 ‘알’ 부화해보다가 건강한 새끼 나오면 안철수와 한판 붙여보고, 그것이 안되면 안철수한테 둥지 빌려주고 정권 잡게 되면 공동정권 만들어 제 몫 챙기겠다는 발상.

    완전히 노름판이다. 이게 사기극이 아니고 기만극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사기? 뭐가 기만?

    이게 무슨 대한민국 제1야당? 정당정치의 존재 이유고 뭐고, 자존심이고 배알이고 뭐고 따지지 않고 자기네들 대선후보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해 당 밖에서 서성거리는 안철수한테 질질질질 끌려 다니고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이라는 서울대학교 교수는 교수 팔아 정치권과 국민을 갖고 놀고 있고. 기 막히는 대선이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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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메일 cjyoon13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