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권' 심판하자더니..본인이 노원 주민에게 심판 당해
  • '막말 3종 세트'에 쓴잔 들이켜 

    여성-노인-기독교를 상대로 전방위 막말을 퍼부어 논란을 빚은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낙선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11일 오후 6시에 발표한 <제19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가 서울 노원갑 지역에서 50.2%를 득표, 44.8%에 그친 김용민 후보를 제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서울 노원구갑' 개표현황(개표율 99.7%)에서도 김 후보는 오후 11시 현재 44.2%(3만5,947표)의 지지율을 얻어 50.1%(4만790표)를 획득한 이 후보에 큰 차이로 뒤졌다.

    사실상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가 김용민 후보를 누르고 서울 노원갑 당선자로 확정된 셈이다.

    정계 관계자들은 선거 직전 터진 이른바 '막말 논란'이 이번 득표율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김 후보는 20~30대 지지층을 등에 업고, 수감된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을 대신해 노원갑 후보로 출마했다.

    절정의 인기를 달리던 김 후보는 지난 3일 '막말 논란'이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부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번 선거는 김용민 개인이 아닌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며 김 후보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다.

    2004년~2005년 방송된 인터넷방송 라디오21의 '김구라·한이의 플러스18' 코너에 출연해 "유영철을 시켜 美 라이스 전 장관을 XX(성폭행)해서 죽여버리자",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상파에서 성인영화를 방영해야 된다"는 등 온갖 엽기적 발언을 쏟아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여성 시민단체와 기독교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은 막판 부동층의 '표심'을 움직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 정계 관계자는 "후보 사퇴 권고를 받고도 김 후보가 '끝까지 총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자, 일각에서 '김용민이 자폭할 땐 다 죽는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