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주요 정당의 대표들이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보수당 주도 연립정부의 부총리를 맡은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와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는 2일(현지시간) 각각 당 콘퍼런스에 참석해 분리 독립을 반대하는 영국 중앙정부의 입장을 두둔했다.

    닉 클레그 당수는 이날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 내에서 더욱 확고한 성장을 이루기 전에는 독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시민은 모두가 한 핏줄이나 다름없는 잉글랜드 섬의 주인"이라며 "자치정부를 분리시키려는 힘보다는 결속의 힘이 훨씬 강력함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도 같은 날 던디에서 열린 스코틀랜드 당 콘퍼런스에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사이에 국경선을 새로 두는 것은 공정 사회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이데올로기나 지리적인 이유로 하나의 영국을 분리하려는 시도를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로 분리독립 운동을 주도하는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제1 장관을 겨냥해 "새먼드 장관이 해야할 시급한 일은 치솟는 실업률 해결과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과의 유착관계를 밝히는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밀리밴드 당수는 또 "스코틀랜드가 요구하는 것은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는 큰 꿈인데 새먼드의 비전은 오히려 영국을 쪼개려는 데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나온 두 당수의 이 같은 발언은 스코틀랜드가 독립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포기하면 자치권을 더 줄 수 있다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최근 발언에 힘을 실어준 화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클레그 부총리는 영국 중앙정부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이견을 보이는 분리독립 투표 시기에 대해서는 "국민투표에 대한 결정은 스코틀랜드에 달렸다"고 말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투표시기와 관련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지지층을 늘리고서 2014년에 국민투표를 하는 안을 주장하는 반면 영국 보수당 정부는 최대한 앞당겨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1603년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가 세상을 떠난 뒤 제임스 6세 스코틀랜드 왕이 잉글랜드 왕(제임스 1세)에 오르면서 통합 과정을 밟았다.

    이후 1702년 제임스 2세의 차녀가 여왕으로 즉위하면서 스코틀랜드는 하나의 의회와 정부 아래 완전히 합쳐졌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그동안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보수당 등 독립에 반대하는 정당들이 연합해 다수당을 이뤘으나 지난해 5월 선거에서 스코틀랜드국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독립 논의가 현안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