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로 선거 망치고도 ‘당당’..그래도 안되면 행패!대통령도 법도 안중에 없다, “우리가 제일”
  • “도를 넘었다.” 요즘 무서울 게 없는 나꼼수와 그들의 추종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겁날 것 없다. “법 위에 있는 그들, 나꼼수를 위한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최근 기자와 만난 정부 고위 관계자가 나꼼수를 바라보면서 남긴 걱정이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제기한 의혹이 결국 허위 사실로 드러났지만,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경찰이 나경원 선거운동원이 아니냐며 으름장을 놓는다.

    아전인수라며 반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경찰도 정면 대응 할 수 없는 듯하다. 자칫 온라인을 점령한 나꼼수 지지자들의 떼거리 어거지 공격이 날아올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을 추종하는 이들의 무분별한 행동이다. 현직 대통령의 동상을 만들어 쇠망치로 박살을 내는가 하면, 자신의 가슴까지 노출하는 여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한때 논란이 일었던 월드컵녀 등 xx녀들을 보는 것 같다. 정권에 대한 정당한 비판인지, 스타가 되고 싶은 관심병인지 모르겠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1 법보다 대통령보다 당 대표보다 “내가 더 높아”

    지난 26일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접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도 나꼼수 일행이 꼈다. 왜 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들이 정 전 의원의 ‘lover(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당초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등과 함께 홍성교도소에 수감된 정 전 의원을 ‘장소변경접견(특별면회)’으로 만나려 했지만, 교도소 측이 “(나꼼수 진행자들은) 결격 사유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특별면회를 불허했다.

  • ▲ 유죄를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이 선고를 앞두고 해외 여행을 가겠다며 법무부 규탄 집회를 하는 모습. 나꼼수 진행자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 뉴데일리
    ▲ 유죄를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이 선고를 앞두고 해외 여행을 가겠다며 법무부 규탄 집회를 하는 모습. 나꼼수 진행자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 뉴데일리

    결국 나꼼수 진행자들은 제외된 채 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만 정 전 의원을 만났다. 특별면회는 접견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30여분간 제소자를 면회하며 음식물도 반입할 수 있는 제도다. 때문에 국회의원 등과 같이 공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나 가족들만 특별히 가능한 방식이다.

    하지만 나꼼수 진행자들은 “정치적 탄압”이라고 행패를 부렸다. 남들 다 안 되는 법을 “왜 우리만 안 되느냐”며 왜곡하는 식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장소변경 접견의 경우 엄격한 요건에 따라 접견 대상이 정해진다. 기자로 볼 수 있는 나꼼수 멤버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어이없어 했다.

    #2 선거 망친 나꼼수, “그래도 우린 당당해”

    나꼼수의 오만적 행태는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들이 제기한 ‘나경원 1억 피부과’ 의혹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피부 미용에 1억이나 들이는 사람이 서민을 위하겠느냐”는 여론은 당시까지 우위를 보이던 나경원 후보를 결국 낙마시켰다.

  • ▲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나꼼수에서 제기한 나경원 1억 피부과 의혹은 결국 허위 사실로 판명났지만, 10.26 서울시장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 뉴데일리
    ▲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나꼼수에서 제기한 나경원 1억 피부과 의혹은 결국 허위 사실로 판명났지만, 10.26 서울시장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 뉴데일리

    실제로 '1억 피부과' 논란 이전의 부재자 투표에서는 나 후보가 25개구 전역에서 승리하며 평균 54.7%를 얻어 박 후보(43.7%)를 크게 앞섰지만, 이후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경찰수사 결과 의혹은 결국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나 후보가 피부과 병원에 쓴 돈은 550만원이며 딸의 치료 목적이 포함된 것”이라고 수사 결과를 밝혔다.

    그래도 나꼼수는 당당하다. “연간 회비는 1억원이라고 말한 병원장의 녹취록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경찰에 녹취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냥 “경찰이 나경원 선거운동원 아니냐”는 또 다른 비아냥만 남겼다.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직후, 주진우 기자 외 2명은 ‘경찰이 나경원 선거운동원인가’ 제하의 기사를 <시사인>을 통해 내보냈다.

    병원이 장부 등 주요 기록을 조작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내용으로 “발표 시기를 보면 경찰이 마치 나 후보의 선거 운동을 하는 것처럼 비친다”는 한 법조인의 발언을 토대로 기사 제목을 뽑았다.

    하지만 경찰조사결과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8월 세무당국이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한 자료(진료기록·회계장부·전표)에서도 최대 진료금액은 3,000만원에 불과했다. 기초적인 사실도 모른 채 막무가내로 의혹만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3 옹호하던 네티즌들도 “좀 너무한 듯”

    “나꼼수를 좋아했던 이유는 답답한 일상에서 후련함을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권력이 되려한다. 그러라고 당신들에게 지지를 보냈던 건 아니다.” (트위터 아이디 Youn0000)

    최근 불거진 정봉주 석방 촉구 비키니 인증샷 논란에서 “나꼼수가 ‘싼티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 ▲ 최근 불거진 나꼼수 비키니 논란으로 공지영, 진중권 등 뜻을 같이 하던 이들에게까지 비난을 받게 됐다. 사진은 정봉주 구하기 비키니 인증샷 ⓒ 캡쳐화면
    ▲ 최근 불거진 나꼼수 비키니 논란으로 공지영, 진중권 등 뜻을 같이 하던 이들에게까지 비난을 받게 됐다. 사진은 정봉주 구하기 비키니 인증샷 ⓒ 캡쳐화면

    지난 21일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비키니 수영복 차림 여성의 사진이 발단이 됐다. 이 여성은 가슴 윗부분에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라는 문구를 적은 비키니 사진을 올렸고 몇몇 여성이 비슷한 사진을 찍어 올렸다. 이른바 '정봉주 구하기 비키니 인증샷'이다. 여기까지는 ‘개인적 표현의 자유’로 봐줄 수 있었다.

    하지만 나꼼수 진행자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홍보 수단으로 이용, 독려했다.

    결국 뜻을 같이 하던 공지영, 진중권 등도 지나친 ‘오버’에 쓴소리를 던졌다. 공지영은 “경악할만한 일”이라고 했고, 진중권은 “나꼼수에서 여성팬들 다 떨어져 나가고 골빈 X들만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꼼수 쪽 입장은 다른 듯 하다. 나꼼수의 공연 기획자인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윗 접는다. 차이로 흔들리는 모습, 오해로 흔들리는 모습, 질투로 흔들리는 모습, 이해 못해 흔들리는 모습. 무척 보기 힘들다”라고 했다.

    #4 나꼼수 따라쟁이 양산, 대통령 동상을 망치로…‘경악’

    지난 20일 유튜브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이명박 동상 테러’는 경악할 만했다. 아무리 싫어도 현직 대통령의 동상을 쇠망치로 부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들고 있던 종이로 대통령 흉상을 툭툭 치는 모습은 “좀 너무한 거 아니냐”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앞서는 ‘이명박 괴롭히기’라는 플래시 게임이 등장해 또 한 번 논란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대통령이 봉’인 시대라는 냉소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 ▲ 나꼼수가 무분별하게 제기한 의혹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플래시 게임 이명박 괴롭히기 ⓒ 캡쳐화면
    ▲ 나꼼수가 무분별하게 제기한 의혹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플래시 게임 이명박 괴롭히기 ⓒ 캡쳐화면

    청와대 고위 당직자는 “건전한 비판이 아닌 무작정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은 결코 국민 정서에 좋지 않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 사실을 무작정 제기만 하는 풍토가 결국 이런 혼란을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에는 진보적 색채가 강한 다음 아고라에도 나꼼수 비판론이 심심찮게 보인다. 아이디 msk0000은 “정봉주가 무슨 교주라도 되는가. 나꼼수가 얼마나 흥미위주로만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