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성능의 대포를 갖고 있더라도, 미국이 그것을 사용할 의사도 없고 사용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적(敵)이 알고 있는 한, 그런 것들은 아무 소용이 없다
  • 환영과 반대의 역설(逆說)
    태극기와 촛불··· 모순적 조합

    李  竹 / 時事論評家

    “촛불혁명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의 미래를 밝힌 이정표였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라다운 나라를 찾아나서는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전 국회 시정연설의 한 대목이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양키나라 ‘도’통령이 이 나라를 국빈(國賓) 방문했다. 그를 맞이하는 이 나라 수도의 한복판인 광화문 일대 표정은 방문자의 지위와 격(格)에 걸맞게 무척이나 북새통이었다.
    환영과 반대가 교차하는 만큼이나 씁쓸함과 우울함과 걱정도 뒤섞인 거리였다.

    “여기 [청와대로] 오는 도중에 많은 한국 국민이 한국 국기와 미국 국기를 흔드는 걸 봤다.
    한국민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도’통령의 말이라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 어떤 이들이 이 나라 태극기와 양키나라 성조기를 손에 쥐고 “열정을 느끼게” 환영했는가? 

    돈 받고 동원됐나? 일 년 전 이즈음에 그렇게 모함을 받던 국민들이 몰려나왔다. 이제는 ‘적폐’(積弊)로 내몰리는 세력과 한패다. 이들은 “USA”와 “WELCOME”을 목청껏 외쳤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쥔 국민들은 이 나라 생존을 위협하는 북녘의 핵무기가 ‘대화’를 통해 막아지거나 없어질 거라고 결코 믿지 않는다. ‘도’통령과 북녘 핵이란 주제를 갖고 정상회담에 임하는 ‘이니’를 지지하지 않는다. 현장을 둘러본 바, 좀 심하게 표현하면 ‘하나 없이 모두’가 적대감(敵對感)을 내비쳤다. 이에 반해...

    “새로운 민주주의의 미래를 밝힌” 저들, 촛불을 주도했던 세력은 그 무슨 ‘따라다니며 깽판치기’를 거의 계획대로 진행했다고 한다. “NO TRUMP NO WAR”··· 이외에도 별별 구호(口號)가
    넘쳤다. 양키나라와 ‘도’통령이 이들에게는 ‘만악(萬惡)의 근원’인 셈이다. 1년 전 이즈음에 무엇을 외쳤던 세력인지, 이른바 ‘장미 대선(大選)’에서 누구에게 표를 던진 주민들인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 “한·미동맹의 굳건함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은 미국에 단순한 오랜 동맹국 그 이상”이라고도 했단다. 아마도 당연한 결론이며, 마땅히 그래야 하고, 단순한 말잔치가 아니길 비는 국민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 ‘환영 집회, 반미보다 많이 모여’란 중간제목의 아무개 일간지 기사가 눈에 확 띈다. 

    ‘환영’과 ‘반대’의 뒤섞임과 역설(逆說) 속에서도 양키나라 ‘도’통령과 그 주위에서 그 기사를 특히 눈여겨보길 기대할 뿐이다. 그리고...

    76년 전(前) 이 나라 건국 대통령이 양키나라에 날렸던 충언도 한번쯤은 되새겨주길 바란다.

    “최고 성능의 대포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미국은 그것을 사용할 의사도 없고 사용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적(敵)이 알고 있는 한, 그런 것들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승만 '일본의 내막기'에서)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