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해양전문매체 “덴마크 선박 6척 건조현장 투입”
  • 덴마크의 신형 군함 '라우흐 코흐' 함. 이를 건조한 폴란드 조선소가 북한 근로자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덴마크의 신형 군함 '라우흐 코흐' 함. 이를 건조한 폴란드 조선소가 북한 근로자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유럽 국가들이 북한 근로자들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 가운데 덴마크의 경우에는 자국 군함과 상선 여러 척을 건조하는 데 북한 근로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덴마크의 해양 전문 온라인 매체 ‘쉬핑 워치’가 지난 3일(현지시간) 북한 근로자들이 덴마크 해군 함정 ‘라우흐 코흐(Lauge Koch)뿐만 아니라 다른 민간 선박 건조에도 투입됐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덴마크에서는 지난 9월 26일(현지시간) 국영방송 DR이 “폴란드에 있는 조선소가 북한 근로자들을 대거 고용, 덴마크 해군 함정을 만드는데 투입했다”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EU 회원국들이 낸 돈이 북한 김정은에게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내용의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덴마크 DR의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현지 언론들은 북한 근로자들을 대거 고용한 폴란드의 ‘크리스트 조선소’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다. 그 결과 DR의 다큐멘터리에 나온 신형 전투함 ‘라우흐 코흐’ 호 외에도 최소한 6척의 덴마크 선박을 건조할 때 북한 근로자들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데 따르면, 덴마크 기업으로 세계 최대의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노르웨이 클레벤社에 선박 건조를 발주했는데, 클레벤社는 다시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에 하청을 줬고, 여기에 고용된 북한 근로자들이 용접 등 각종 작업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데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이 건조작업에 투입된 선박 6척 가운데 ‘머스크 마리너’와 ‘머스크 마스터’ 등 2척은 건조를 마치고 이미 선사에 인도됐다고 한다.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는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EU 회원국과 NATO 회원국 대부분이 선박 건조를 맡기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DR의 다큐멘터리 보도 이후 덴마크 내에서는 “우리가 세금 걷어 김정은을 도운 거냐”며 논란이 일고 있고, 유럽 곳곳에서는 “NATO와 EU 회원국이 김정은의 외화벌이를 도운 꼴”이라며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 전문가들을 이끌고 있는 ‘휴 그리피스’ 연구원은 “만약 북한 근로자가 덴마크 군함 건조에 투입된 것이 사실이라면, 2009년에 채택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1874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1874호는 북한과 모든 무기 및 관련 장비의 거래, 공급, 제조, 정비, 관련 교육 및 훈련을 금지하고 있다.

    ‘휴 그리피스’ 연구원은 “덴마크 군함을 건조할 때 북한 근로자들이 투입된 사실을 알게 됐으니 폴란드와 덴마크 측에 관련 정보를 수집해 유엔 안보리에 보고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휴 그리피스’ 연구원은 또한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에서 덴마크 군함을 건조할 때 투입된 북한 근로자들이 ‘조선 능라도 총무역회사’에서 송출한 인력으로, 이 회사가 이집트에 탄도미사일 부품을 밀수출하다 적발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원회가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를 권고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덴마크를 발칵 뒤집어 놓은 북한 근로자의 덴마크 군함 건조 투입 사건은 앞으로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그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외신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