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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권 욕하는 급진파, 신 급진파? 더 급진파?
프랑스 혁명도 레닌 혁명도 그러더니...지금 386 집권파 운명은?
[류근일 칼럼]  2017-09-09 12: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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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더 급진'이면 나중엔 어디까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다"
 "사드 배치는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굴종 외교다"
이건 어떤 '진보' 단체가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를 비난한 소리다.
 '진보'가 '진보' 정부를 맹비난하는 요즘이다.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사회운동을 하다 보면 갈수록 더 급진적이고 더 과격한 분파가 계속 나오게 돼 있다.
프랑스 부르주아 혁명 때도 자고 깨면 어제보다 더 과격한 분파가 나타나
“기존 혁명 주류는 덜 돼먹었다. 우리가 진짜 혁명세력이다” 하면서
그 ‘덜 돼먹었다’는 그룹을 반(反)혁명 배신자로 낙인 했다.
그래서 막판에는 자코벵이라는 가장 과격한 분파가 나와 공포정치를 하면서
구체제 세력 못지않게 같은 혁명 세력 중 온건파를 수도 없이 단두대로 보냈다.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사회주의 혁명 때도 사회혁명당, 사회민주당, 무정부주의자, 멘셰비키 등 여러 분파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과격한 레닌의 볼셰비키가 결국은 정권을 잡아
제정 러시아 세력뿐 아니라 혁명세력 중 비(非) 볼셰비키들까지 모조리 참살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진보 운동에서도 “갈수록 과격‘ 현상이 나타났다.
4. 19 혁명 당일의 주류 노선은 뭐니 뭐니 해도 자유민주주의, 부정선거 규탄, 민권사상이었다.
그러더니 서울대학교 4. 19 1주년 기념 때 발표된 ’4. 19 제2 선언문‘의 내용은 ’민족민주‘ 운운
하는 급진성을 띠었다. 오늘로 치면 NL 비슷한 계열이 침투해 선언문 집필 역(役)를 교묘하게
나꿔채 학생운동의 기조를 그 방향으로 틀었던 것이다.

 1964~5년의 한일협정 반대 시위 때는 ‘다소 진보적’인 민족주의 정서가,
그리고 유신체제 초기에는 자유주의적 논리와 진보적 바탕이 함께 뒤섞여 있었지만,
유신 후반에 이를수록 운동은 점점 더 이념성을 더해가더니, 1980년대 중반엔
아예 NL 계열이 운동의 주조정실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들이 오늘의 집권 세력의 주류가 되었다.
이들은 수 십 년이 지난 뒤 생각이 그래도 좀 달라졌던지, 북한의 수소폭탄 사태가 나자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 제재할 때다” “사드 배치는 불가피한 조치였다”라는,
제법 철든 소리도 하게 되었다.
하기야 진짜 철든 소리인지, 마지 못해 한 전술적 발언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데 일부 그룹이 386 세대의 이런 처신에 지금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너희가 제 힘으로 정권 잡은 줄 아느냐? 천만에. 너희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워준 우리 덕택에 정권을 길에서 주었다. 그래 놓고 뭐, 대북제재? 사드 배치 불가피? 예끼 이 배신자들아!” 하는 게 그들 신(新)급진파의 매도다.

 이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 더불어 민주당, 구(舊) 386 출신 50대는 중대한 각오를 해야 한다.
저들 신 급진파의 ‘더 과격한 노선’을 따라갈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그냥 섞여 돌아갈 것인지,
마음속에 정해야 한다. ‘더 과격한’ 노선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 체 그것에 무작정 휩쓸리고,
끌려 다니고, 그 눈치를 보고, 영합하고, 주눅 들다 보면 운동이란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가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386 NL 노선만 해도 충분히 ‘진보적-좌파적’이다 못해, 우리 안보형편에 그걸 감당할 수 있을지가 의문일 정도다. 그런데 하물며 “386 너희도 박근혜 정권과 다름없다”고 하는 그룹의 노선이야 말해 뭣하겠는가? 이러다간 정말 나라가... 에이, 더 말하지 않겠다. 운동이 이렇게 세월이 갈수록 편향성을 더해 가면 끝판엔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 어화 벗님네여, 답변 한 번 해보소.

류근일 / 조선일보 주필 /2017/9/8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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