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대선에서도 막판 보수대결집으로 YS 승리…40대 38로 제가 이긴다"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7일 울산 유세를 하고 있다. 홍 후보를 보기 위해 구름같은 인파가 모여든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7일 울산 유세를 하고 있다. 홍 후보를 보기 위해 구름같은 인파가 모여든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정도면 강단과 결기의 선택이다. 홍준표 후보가 7일 부산을 다섯 번째로 방문해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을 승부처로 보고 '올인'하는 모양새다.

    홍 후보는 7일 저녁, 남포동 젊음의 거리에 있는 전통 시장을 한바퀴 돈 뒤, 곧바로 광안리로 직행, 막판 유세에 나섰다.

    홍 후보는 "92년 대선 사흘전 YS가 24.6%, DJ가 24.1%였지만 막판 사흘 만에 보수대결집으로 YS가 42:38로 대승했다"며 "(이번에도) 막판 보수대결집으로 40대 38로 제가 이긴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가 된 뒤 부산만 벌써 다섯 번을 방문했다. 지난 3일과 4월 5일, 18일, 29일에 각각 부산을 찾았다.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문제로 일정이 몰린 탓도 있다지만 그의 부산행은 평균 일주일에 한 번 꼴이다. 대구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횟수다.

    사실 홍 후보에게는 강원과 수도권 등 신경써야 할 곳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계속 부산행을 꼽고 있다. 왜 이렇게 홍 후보는 부산에 집착할까.

    ◆ JP얻은 홍준표, 선택의 여지 없다

    홍 후보의 당초 전략은 TK에서 보수를 결집한 뒤, 상승세를 부산에서 불을 붙여 충청과 수도권으로 여세를 확장시킨다는, 이른바 '동남풍' 전략이었다.

    홍 후보로서는 가장 확실하게 움직여야 할 곳이 영남과 충청이다. 영남의 민심이 중원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면 수도권에서의 반응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홍 후보에 대한 충청의 반응은 처음부터 나쁜편은 아니었지만, 확실하다고도 할 수 없었다. 전통시장 위주로 충북 괴산, 대전 등을 방문한 홍 후보에게 대중은 호의적이었지만 당선 확률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표가 되더라도 홍 후보로 보수가 결집하는게 좋겠다는 반응에 이르지는 못한 셈이다.

    그러나 홍 후보가 5일 JP를 만나면서 상황이 변했다. JP는 홍 후보의 방문에 "대통령이 오시는데 왜 서있어? 절들을 하지…"라며 사실상 지지선언을 했다. 김 전 총리는 같은 자리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해 거침없이 비난하며 자신의 생각을 재차 강조했다.

    충청에서 김종필 전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의 이날 발언은 충청 보수성향 유권자에 충분히 불을 지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후보로서는 부산에 더욱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홍 후보가 강원도에 방문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지난 6일 오후에 발생한 강원도 산불 현장을 방문해 사고현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홍 후보는 '현장 정리에 방해가 된다'며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도지사를 두 번 역임한 홍 후보는 행정경험상 사건현장에 정치인이 나타나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 현장 봉사활동을 간 부인 이순삼 여사를 통해 상황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7일 울산 유세를 하고 있다. 자신감을 피력하는 홍 후보의ㅏ 모습이 인상적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7일 울산 유세를 하고 있다. 자신감을 피력하는 홍 후보의ㅏ 모습이 인상적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선거 막판 洪으로 몰리는 보수 대연합…PK 불지펴야 수도권도 활활탄다

    홍 후보의 이날 부산 방문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한 편이다. 선거 막판 범보수진영이 홍준표 후보에 몰리는 이른바 '보수 대통합' 현상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에서는 보수시민사회 곳곳에서의 지지선언으로 인해 논평이 잇따랐다. 범보수 우파단체와 기독교 단체 등이 홍 후보 지지선언을 한 데 이어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숨죽이던 보수 단체들이 막판 홍 후보로의 '보수 대통합'을 외친 셈이다.

    당초 패색이 짙은 것으로 보였던 시기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던 시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홍 후보로서는 이처럼 분위기를 타고 있을 때 부산을 방문해 지지세를 한 번 더 결집하는 행보가 필요하다.

    자유한국당은 TK에서 시작한 '홍준표 돌풍'이 경남 일대까지 상당 부분 퍼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부산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있다. 비록 부산이 보수세가 강하기는 하지만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고향이 부산인 탓이다.

    때문에 홍 후보로서는 막판 부산에서 문재인 안철수 부산 두 후보를 부산에서 압도해야만 확실히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지지세 결집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재인 후보가 갈라진 진보 표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으로 만들어야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문재인 캠프에서 '가짜뉴스 대책단장'을 맡고 있는 문용식 단장은 SNS를 통해 "본의 아니게 '부산 민심탐방' 취재를 한 셈인데 뜻밖에 온통 홍준표 판"이라며 "선거 초반에는 문재인 지지가 많았으나 지금은 여론이 뒤집어져 전반적으로 '홍가'가 압도적"이라 했다.

    문 단장은 같은 글에서 "패륜 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후에 그는 '패륜집단'을 '패륜 후보'로 바꿔, "패륜 후보로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