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이 中외교부장 반발 이어 인민해방군 양위쥔 대변인 ‘미제 승냥이 사냥’ 호언
  • 8일 국내에서는 한미 양국의 ‘사드(THAAD)’ 미사일 배치 결정 소식과 함께 中공산당의 ‘내정간섭적 반대’ 성명이 화제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으로 눈을 돌리면 더 팽팽한 긴장 상태인 지역이 있다. 남중국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변국 간의 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갈등은 필리핀과 中공산당, 미국 간의 대립이다.

    필리핀이 네델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제소를 했고, 오는 7월 12일(현지시간) 판결이 나온다.

  • ▲ 해외 온라인에서 '상식'이라는 제목으로 나도는 구글어스 사진. 붉은선이 중국과의 거리, 초록색이 필리핀과의 거리다. ⓒ인도 디펜스포럼 사이트 캡쳐
    ▲ 해외 온라인에서 '상식'이라는 제목으로 나도는 구글어스 사진. 붉은선이 중국과의 거리, 초록색이 필리핀과의 거리다. ⓒ인도 디펜스포럼 사이트 캡쳐

    PCA 판결 시일이 다가오자 中공산당은 인민해방군을 보내 무력시위를 하면서 동시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대화’를 제안했다. 필리핀은 中공산당의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미국은 이지스 구축함을 보내 中인민해방군의 ‘무력시위’를 저지한 것이다.

    美해군 이지스 구축함 3척이 남중국해의 中인공섬 인근으로 접근하자, 中공산당은 인민해방군 대변인을 앞세워 미국을 ‘승냥이’라 부르며 강하게 반발했다.

    美군사매체 ‘네이비 타임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美해군 이지스 구축함 ‘스테덤’ 호, ‘스플루언스’ 호, ‘몸센’ 호가 최근 2주 동안 남중국해 일대 스카보로 섬 인근 20해리(약 37km) 지점을 순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비 타임스’에 따르면 美이지스 구축함들은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에서도 순찰 작전을 수행했다고 한다.

    美이지스 구축함의 남중국해 일대 ‘초계작전’에 中공산당은 즉시 발작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일 왕 이 中공산당 외교부장은 존 케리 美국무장관과 전화회담을 가졌고, 8일에는 양위쥔 中인민해방군 대변인이 미군을 ‘승냥이’로 부르며 맹비난했다.

    CNN 등 美언론에 따르면 왕 이 中공산당 외교부장은 존 케리 美국무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 “헤이그 PCA 판결은 법적 절차, 증거 면에서 억지 논리이자 실수투성이”라고 비난하면서 “우리 중국은 미국이 영토분쟁과 관련해 특정 국가의 편을 취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중국 주권과 안보 이익을 침해하는 행동을 제자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존 케리 美국무장관은 “남중국해 일대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것이 미국과 중국의 공동 이익으로, 미국은 관련국들이 외교적 협상으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순리대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문제는 국제해양법에 따라 판단할 때 中공산당의 입장이 꽤나 불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는 점이다. 헤이그 PCA에 제소한 지역은 필리핀과는 가깝지만 중국 본토로부터는 1,000km 이상 떨어진 곳이어서 中공산당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형국이 되자 中공산당은 인민해방군을 내세워 필리핀은 물론 미국을 향해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8일 中반관영 매체 ‘펑파이’는 양위쥔 中인민해방군 대변인이 지난 7일 中기자협회 주최 좌담회에서 했던 발언을 공개했다.

    좌담회에서 한 기자가 “최근 남중국해 긴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만약 충돌이 발생한다면 중국은 어떻게 충돌을 완화할 것이냐”고 묻자 양위쥔 대변인은 ‘충돌 불사’를 외쳤다고 한다.

    양위진 대변인은 “남중국해에서 일부 국가들이 정치적 구호를 내세우며 남해(남중국해)에서 사익을 추구하고 말썽을 일으키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美군함과 군용기가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향해) 도발을 중단하는 날이 바로 남해가 평화롭고 안정되는 시기”라고 답했다고 한다.

    양위진 대변인은 “그들이 와도 중국은 두렵지 않다. 인민해방군은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친구가 온다면 좋은 술을 준비할 것이고 승냥이가 온다면 사냥할 엽총을 준비할 것”이라며, 남중국해 일대에서의 ‘충돌’도 피하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 ▲ 2013년 발매된 게임 '배틀필드 4: 파라셀 스톰'의 트레일러 가운데 한 장면. 자칫 이 게임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배틀필드 4: 파라셀 스톰' 트레일러 캡쳐
    ▲ 2013년 발매된 게임 '배틀필드 4: 파라셀 스톰'의 트레일러 가운데 한 장면. 자칫 이 게임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배틀필드 4: 파라셀 스톰' 트레일러 캡쳐

    지금까지 외신을 통해 알려진 데 따르면, 미국은 태평양 함대 소속 ‘존 C.스테니스’ 항모 전투단과 ‘로널드 레이건’ 항모 전투단을 남중국해 인근에 배치해 놓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이지스 구축함 3척은 남중국해 깊숙한 데서 작전 중이다.

    이에 中공산당 인민해방군은 지난 7월 5일부터 파라셀 군도 일대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7월 12일 네델란드 헤이그의 PCA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지 간에 필리핀과 미국, 중국 간의 대립 양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中공산당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에는 중국과 필리핀 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