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던 민간기록물을 세계적인 문화자산으로
  • ‘유교책판’ 장판각 내부모습ⓒ경북도 제공
    ▲ ‘유교책판’ 장판각 내부모습ⓒ경북도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안동시 도산면 소재)에 소장돼 있는 ‘유교책판’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

    경북도는 10일 지난 9일(아랍에미레이트 현지시각)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4~6일까지 3일간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IAC)에서 ‘등재권고’판정을 받은 후, 9일 이리나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이를 최종 추인함으로 ‘유교책판’은 한국의 12번째, ‘KBS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13번째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됐다.

    ‘유교책판’은 305개 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718종 64,226장의 목판으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인쇄·발간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최근까지 주로 문중이나 서원 등 민간에서 보관해 오던 것으로 경북도의 지원과 한국국학진흥원의 수집·보관 등 10여 년간에 걸친 노력과 등재 신청 준비 끝에 이번에 이같은 쾌거를 이루게 된 것이다.

    ‘유교책판’은 1460년 청도 선암서원에서 판각된 배자예부운략(排字禮部韻略)으로부터 1955년에 제작된 책판까지, 시대를 달리하는 다양한 종류의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에는 ‘퇴계선생문집’책판과 같은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책판으로부터 근대 출판 역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판각한 책판도 있다.

    국제자문위원회의(IAC)에서는 ‘유교책판’이 ‘공론(公論)을 통해 그 제작의 당위가 결정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출판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과 ‘유교책판 내용의 진정성’에 주목해왔다.

  • ‘유교책판’ 장판각 외부모습ⓒ경북도 제공
    ▲ ‘유교책판’ 장판각 외부모습ⓒ경북도 제공

    특히, 출처와 시대가 다른 기록물을 한 곳에 모아 신청한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한국에서 처음 시도한 사례이며, 이는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컬렉션’을 중시하는 현 시책에 부합된다는 점도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큰 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번 등재 결정은 300만 道民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쾌거다. 등재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책판 수집, 관리 등 10여년이 넘는 땀과 노력의 결실이”이라며 “‘유교책판’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유교책판의 가치를 경북의 선비정신과 결합시켜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세계유산을 최다 보유한 광역지자체의 위상에 걸 맞는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