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필요성에 공감… 탈당 규모 커질 수 있다" 유승민 거취 주목돼
  • 18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이학재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8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이학재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3선의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이 18일, 탈당과 함께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선언했다. 바른미래당 탈당 1호다. 바른미래당 내 '보수' 의원들의 추가 탈당 여부에 정치권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학재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비현실적이고, 아마추어보다 못한 정책으로 기업은 활력을, 국민은 일자리를, 대한민국은 미래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학재 의원은 탈당의 명분으로 '야권의 분열'을 들었다. 이 의원은 "보수야권이 분열로 인해,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질책을 듣고 있다"며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학재 의원의 탈당과 입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기자회견 후 바른미래당 일부 당직자와 당원들이 이 의원에게 몰려와 고성을 질렀다. 이들이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학재 의원에게 "바른미래당 몫으로 받은 것이니 위원장 자리를 놓고 나가라"고 요구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이 의원은 국회에 있는 기자실로 피신했다. 
  •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18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이학재 의원에게 국회 정보위원장 자리를 놓고 나가라고 항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18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이학재 의원에게 국회 정보위원장 자리를 놓고 나가라고 항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는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여부에 대해 "전부터 많은 의원들과 교감이 있었다"며 "많은 분들이 보수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를 포함해 한국당이 보수통합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내부 개혁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탈당) 시기와 규모는 결정된다"며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보수통합에 공감'하는 의원들에 대해 "바른정당 출신도 있고 아닌 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학재 의원은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동참했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행을 택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 의원들과 당 이념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생기면서 탈당을 결정했다. 

    정치권에선 이학재 의원이 '탈당 스타트'를 끊으면서 '탈당 러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정당 출신 일부 의원들과 최근 보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언주 의원 등이 추가로 탈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당이 총선 공천과도 연결된 당협위원장 교체에 들어간만큼 본격적인 총선 준비를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한국당이 새누리당 출신의 유승민 의원과 오신환 의원의 지역구를 당협위원장 재공모 지역으로 남겨둔 것도 이들의 입당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협위원장 재심사를 맡은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 역시 "바른미래당에서 오는 분들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탈당이 당장,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정치는 명분인데, 아직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추가 탈당할 명분이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의 우두머리 격인 유승민 의원 역시 탈당을 택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유승민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바른미래당과 생각하는 결이 다른 부분들도 있지만 이 의원처럼 당장 한국당에 입당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의원은 또 "6·13지방선거 이후 당의 정체성이나 내부적인 생각이 다른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2~3명 정도"라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추가 탈당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학재 의원은 그전부터 탈당 얘기를 했다"며 "다른 사람들은 유승민 전 대표와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민 의원의 거취가 '추가 탈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얘기이기도 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유승민이 오면 고구마 줄기 캐듯 줄줄이 따라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 의원이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통해, 한국당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