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유서 공개 직후 野 비판... 홍준표 "악업 치를 것"
  • ▲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남긴 유서.ⓒ뉴시스
    ▲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남긴 유서.ⓒ뉴시스

    '세월호 유족 사찰 지시' 혐의를 받고 검찰 수사를 받다 투신해 숨진 고(故)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객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8일 이 전 사령관의 유서가 공개된 직후 야권을 중심으로 "적폐 행렬을 멈춰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당 "文 정권이 죽였다" 날 선 비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학용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예를 생명으로 여기는 군인을 상대로, 확인되지 않은 피의 사실을 흘려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인민재판식 수사가 과연 정부가 말하는 정의냐"고 강하게 성토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사령관은 세월호 유족을 사찰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고, 법원이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지 4일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법원도 인정하지 않는 증거를 가지고 검찰이 고인을 몰아붙인 이유가 뭔지 의아하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살기등등한 적폐청산의 칼끝이 또 한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며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법원 영장 기각 나흘 만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적폐수사에 대한 원망섞인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문 정부 출범 1년 6개월, 끊이지 않는 마녀사냥식 적폐수사가 비극적 선택으로 이어진 것만 벌써 네 번째다. 수사가 아닌 사냥, 법집행이 아닌 폭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며 "더 이상의 집착은 새 적폐로 남아 결국 자신들에게 칼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역시 이날 "죄짓고 자살하면 영웅되고 훈장도 주는 정권이다. 죄 없는 사람 압박해 극단적 선택 하게 하면 그건 무슨 죄로 물어야 하는가"라며 "악업을 치를 때가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 역시 "적폐수사...안타깝다"

    야권의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사들도 줄줄이 빈소를 찾아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꼬집었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나라를 위해 충직한 삶을 살아왔던 분이 이런 비통한 일을 겪게 돼 깊은 유감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황 전 총리는 "적폐라는 이름의 수사 중 작고하셔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것이 첫 사례도 아니라고 하니까 수사가 잘 진행돼야 할 텐데 안타까운 측면이 많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표적수사는 하면 안된다든지, 과잉수사, 경우에 따라선 별건 수사라고 하는 수사 행태들은 잘못된 거라고들 하지만 다 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빈소를 조문한 뒤 "문 정권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검찰을 악용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수 전 사령관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그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세월호 유족들의 동향 사찰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3일 기각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하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심경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