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온갖 퍼주기에 한국당이 담합"… 실세 의원 지역구 챙기기는 여전
  • ▲ 지난 3일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습. 이때에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불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3일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습. 이때에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불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지난 8일 국회에서 9조 규모의 2019년도 예산안을 '밀실 합의'로 통과시키자, 야3당은 물론 한국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할 제1야당인 한국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짬짜미' 합의에 존재감 잃은 바른미래, '더불어한국당' 작심 비판

    8일 처리된 2019년도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진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됐다. 비록 예산안 논의 초반에는 한국당이 세수결손을 이유로 예산 심사 보이콧에 나섰지만, 예산안 논의 지연의 결정적 이유는 선거구제 개편안에 대해 거대 양당과 야3당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 컸다. 결국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연계하지 않고 예산안만을 합의해 통과시켰다.

    이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 7일 민주당이 한국당과 2019년도 예산안 통과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더불어한국당이 된 것"이라며 "어떻게 민주당과 한국당이 짬짜미로 예산통과를 연대합작 하겠느냐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나타났다. 정말 어이가 없다"고 작심 비판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상당한 타협안을 가안으로 냈는데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우리에게는 좀 불리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밖에 없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국회 본관 로텐더 홀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포퓰리즘 못막았다"…한국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

    하지만 이런 비판이 야3당에서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당 안팎에서도 민주당과 함께 '밀실'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 경제기조를 전환,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최저임금 상승·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추진해 경제지표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도 한국당이 당리당략을 우선시 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는 정치가 잠든 사이에 발전한다"며 2019년 예산안 반대토론 영상을 공유했다.

    전 의원은 "정부가 설계하려 하지 않고, 국회가 규제하려 들지 않고, 잘 살고자 하는 개인과 잘 되고자 하는 기업, 즉 민간에게 맡겨야 경제가 살아난다"며 "그런데 2019년 예산안을 보니 경제성장 엔진은 꺼졌는데 또 다시 세금으로 어떻게든 해보자는 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계속해서 국민에게 명령하고 규제하면서 보편적 복지를 확대해간다면,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에 어렵게 짐을 지어주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차명진 전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취지로 비판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더불어한국당이 탄생한 것은 맞다. 온갖 퍼주기 투성인 2019년 예산안에 한국당이 과감히 담합을 해줬다"며 "470조에서 겨우 5조를 깎았다"고 지적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북한 퍼주기예산·일자리예산은 우수리만 털어냈다. 한술 더떠서 아동수당이라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예산을 한국당이 나서서 얹어줬다"며 "이거야 말로 진짜 더불어 한국당"이라고 했다.

    다만 차명진 의원은 야 3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차 의원은 "얼마전까지 한국당을 궤멸시키고 자기들이 제1야당을 하겠다고 설치던 자들"이라며 "이분들이 할 일은 왜 2등도 못하고 존재 소멸의 위기에 떨어졌는지 반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도 실세 의원 지역구엔 예산 '낙하'

    거대 양당의 '짬짜미' 예산안 통과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실세 의원 지역구엔 예산이 추가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에는 정부안보다 국립세종수먹원 예산이 원안보다 253억 원이 늘어났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시 망월사역 시설 개선 예산에 15억 원을 편성하는데 성공했다. 의정부 행복두리센터 건립 예산 역시 기존 21억에서 10억원을 증액했다.

    예산결산위원장인 안상수 한국당 의원은 지역구 예산으로 46억원을 증액했고, 예산결산위원회 내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간사를 각각 맡고 있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한국당 의원도 지역구 예산을 각각 20억·80억을 더 증액했다.

    바른미래당의 경우도 김관영 원내대표가 군산 지역 노후 상수관망 정비 예산 22억4900만원을 비롯해 64억원 가량을 증액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예산안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