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새강연… "'건국'과 '부국'의 분야에서 최고의 대통령들이었다"
  •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건국'(建國)과 '부국'(富國) 측면에서 최고의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새 강의로 15일 '이승만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보다 더 천재 대통령이다' 편을 올렸다. 김 교수는 이 강의에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일요서울TV> 인터뷰 중 "박정희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천재였다"고 말한 것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김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국'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건국'에서 모두 천재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두 사람 중 누가 더 '천재 대통령'인지는 둘 중 어느 것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보수'라는 일반적 용어로 두 대통령을 평가했다. 보수는 '뭔가를 지킨다'는 의미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반한 '건국 혁명'과 지주-소작제도를 타파하는 '농지개혁'을 통해 '보수'할 무엇인가를 만들어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새마을 운동을 통한 농촌 발전과 국민정신개조운동을 통해 한국인이 '보수'해야 할 것들을 마련했다. 김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두 사람 모두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두 대통령의 업적을 통해 현재 한국 보수 정치 세력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한국 보수 정치세력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보수'할 것을 만들어가지 못한다면, 두 사람의 업적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해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강의는 유튜브 채널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https://www.youtube.com/channel/UCy3ccMfJL911Wvk9x8XRVVg)' 또는 '뉴데일리TV(http://tv.newdaily.co.kr/)'에서 볼 수 있다.
  • [전문]

    - 이승만대통령은 박정희대통령보다 '더 천재대통령'이다(2018년 11월 15일)

    한국인의 가난을 해결하고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기틀을 다진 박정희대통령을 ‘천재대통령’이라고 한 바른미래당 이언주의원의 발언이 화제다. 코미디언은 ‘웃기는 사람’과 ‘더 웃기는 사람’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천재도 ‘천재’와 ‘더 천재’로 두 부류로 나누어볼 수 있다.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전시대통령으로서 북한의 남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한미동맹 체결을 통해 국가안보를 반석에 올려놓은 이승만대통령과 근대화라는 산업혁명을 통해 국가기반을 구축한 박정희대통령 두 사람 모두 ‘천재대통령’이다. ‘건국’(建國)과 ‘부국’(富國) 중 어느 것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서 두 사람 중 누가 ‘더 천재대통령’인지 각자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겠다. 

    두 대통령은 한국의 보수 이념과 가치를 재정립해나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다. 현재 한국 보수의 위기는 ‘박근혜대통령 탄핵이 대한민국 탄핵의 시작’이라는 것을 몰랐던 보수 정치세력의 몰락에서 비롯된 것이지 보수 이념의 종언을 의미하지 않는다. 보수 이념을 재정립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문맥의 에러’(context error)이다. 

    ‘문맥’이라고 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사상이 특정 시대와 국가의 독특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구의 보수 이념을 ‘프로크루테스크의 침대’처럼 억지로 한국 상황에 적용시키려고 할 때 ‘문맥의 에러’가 생겨난다. 영국 보수당 당수 마이클 하워드의 ‘보수주의 16계명’과 미국 보수 정당 공화당의 아이콘 베리 골드워트의 ‘보수주의자의 양심’을 읽고 그 내용을 한국 상황에 적용해보려고 하면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이유는 ‘문맥의 에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수’는 말 그대로 ‘뭔가를 지킨다’(conserve)는 의미를 갖고 있다.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되었을 때 한국 사회는 지킬 것이 거의 없었다. 이것은 노재봉 전서울대교수의 지적처럼 “한국의 보수세력은 지킬 것을 만들어나간 세력이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킬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마치 1948년에 이식된 한국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정치, 경제, 사회적 여건이 완전히 갖추어진 것처럼 상정하고 한국인의 근대성(modernity) 추구 과정인 한국현대사를 선무당처럼 마구 난도질하는 잘못된 ‘과거완료형적 사고의 오류’도 바로 한국적 문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생겨난다. 

    이승만대통령은 왕조체제를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반한 ‘건국혁명’과 전근대적 지주-소작제도를 타파하는 혁명적 ‘농지개혁’을 통해서 ‘보수’(conserve)할 것을 만들어 나갔다. 건국과 함께 이승만대통령에 의해 탄생한 한국 보수주의는 전통을 중시하고 농촌사회를 동경하고 점진적 변화를 추구한다는 서구 보수주의 사상과는 그 내용과 문맥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박정희대통령은 근대화의 깃발을 내걸고 산업혁명을 달성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이라는 농촌 발전과 국민정신개조운동을 동시에 추구했다. 한국 보수주의 발전사를 보면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인이 ‘보수’할 것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혁명적 변화를 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에서 그들은 ‘진보적’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혁명가이고 진보주의자였다. 한국 보수주의는 끊임없이 뉴 프런티어를 개척하면서 앞으로 나아왔고 21세기에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사명을 부여받고 있다.  

    ‘민족공조론’과 ‘우리민족끼리’라는 미명 하에 북한 주민을 굶겨죽이고 정치범수용소에 수만명을 가두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 전체주의 정권에 대해서 비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소위 한국의 ‘진보’를 자처하는 세력은 ‘진보’가 아니라 반동이고 수구세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보수-진보 양분법’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스로 혁신할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은 고인물처럼 썩어서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한국 보수주의 이념과 가치 재정립을 위한 논의는 한국 보수주의 발전의 역사와 그 문맥을 이해하고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두 ‘천재대통령’의 ‘보수’할 것을 만들어나간 혁명적 노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질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한국 보수 정치세력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보수 부활 프로젝트’는 이승만과 박정희 두 천재대통령의 업적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에 의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김영호(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약력: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박사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
    전 외교부 인권대사
    일본 게이오대학교 교환교수 역임

    주요 저서:
    대한민국과 국제정치 (성신여대출판부, 2018)
    한국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북앤피플, 2018, 편저)
    대한민국의 건국혁명 1, 2 (성신여대출판부, 2015)
    정치학적 대화 (성신여대출판부, 2015)
    한국전쟁의 기원과 전개과정 (성신여대출판부,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