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서 적십자회장, 성희롱 지적에 "누구든 가해자 될 수 있다" 황당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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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22일 대한적십자사·국립암센터 등 4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직원 성희롱 및 황제의전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도마에 올랐다. 대한민국 초대 인권 대사를 지내기도 한 박 회장은 국감 내내 불성실한 답변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성희롱' 비판에… 朴 "누구든 가해자 될 수 있다"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회장은 팀장급 직원들 앞에서 여성 가슴을 연상시키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그릇된 성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분이 적십자사 회장 자리에 있다는 것이 놀랍다. 사퇴하라"고 주장했다.박 회장은 "내가 소통을 위해서 한 언어가 성차별일 수도 있겠구나, 해서 바로 사죄했다"며 "진정성 있는 사죄를 드렸고 누구든 어느 경우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팀장들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답했다.지난 6월 박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팀장급 직원 30여명이 모인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내부자 제보를 통해 알려져 국민적 비판을 받았다. 당시 회식에는 적십자사 여직원들도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박 회장에게 "어떤 경우에도 여성인권이 배제돼선 안 된다. 분위기 풀려는 농담으로도 성희롱성 발언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다시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저는 그런 의도가 없었지만, 상대가 그렇게(성희롱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답변하는 것 보니 진정성 부족하다"박 회장의 무성의한 발언이 계속되자 여당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희롱 발언 이후 잘 수습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답변하는 것을 보니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토를 달고 있기 때문에 진정성 의심을 받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 회장은 "진정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회장의 '황제의전' 의혹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적십자사 회장은 지금까지 비상근 명예직이었는데 왜 이번 회장 이후 없던 비서실 조직을 만들고, 리스 차량도 제네시스 G80에서 값비싼 EQ900으로 교체했느냐"고 질의했다.김 의원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의 경우 월 리스비가 210만원인 반면 제네시스 EQ900은 300만원에 달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차량 변경 이유에 대해 남북관계 등 의전상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급차 바꿀 필요 없으면 안 바꾸겠다"김 의원이 박 회장에게 "차량을 다시 바꾸겠느냐"고 묻자 박 회장은 "꼭 바꿔야 한다면 바꾸겠다. 꼭 바꿀 필요가 없다면 안 바꾸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모금액이 줄고 있는 적십자사 회장의 발언으로 적절하다고 보느냐"고 질타했다.그러자 박 회장은 "내가 취임하고 1억 이상 (후원)해오신 분이 퍽 많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자신이 고액 후원자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차를 고급차량으로 바꿔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김 의원의 비판에 "제 자신이 성인적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대답해 빈축을 샀다. 박 회장은 이어 "차량 바꾸는 문제와 성인적으로 사는 문제는 다르다"고 동문서답까지 했다."성인(聖人)처럼 살고 있다" 동문서답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적십자는 전국민이 참여하는 것인데, 박 회장 취임 이후 국민들이 내는 적십자 회비가 줄어든다는 지적을 받지 않았느냐"며 "방금 질의에서 취임 후 고액 후원자가 늘었다고 말씀하시던데, 고액후원자 돈 받는 게 적십자 정신인가"라고 비판했다.이어 김 의원은 '헌혈기부권'이 대한적십자사의 '셀프기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헌혈기부권은 헌혈자가 영화관람권, 쿠션 등과 같은 기념품을 받지 않고 해당 금액 만큼의 돈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헌혈기부권 10억원어치 나눠가져"그러나 김 의원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3년간 자사 및 산하기관 등 11곳에 헌혈기부권을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22곳 중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해당 기관에 대한 헌혈기부권 지원금액만 10억 4천만원에 달한다.김 의원은 "국민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한 걸 왜 적십자사와 산하기관들이 받아가느냐"며 "지역 사회복지법인들이 좀 많나. 이거 신청하면 다 짤리고 적십자사가 받아 쓰는데, 이걸 속된 표현으로 '닦아 쓴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시정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