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설립 1년된 회사를 사업 파트너로 선정… 2014년엔 매출 33% 이상을 '수의계약'
  • ▲ 서울시 산하 기관인 SH공사가 2014년 녹색드림협동조합과 맺은 '입주기념품' 계약 현황. ⓒ뉴데일리 입수 자료
    ▲ 서울시 산하 기관인 SH공사가 2014년 녹색드림협동조합과 맺은 '입주기념품' 계약 현황. ⓒ뉴데일리 입수 자료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은 친여(親與)권 성향의 허인회 이사장이 운영하는 녹색드림협동조합(녹색드림)과 다수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와 서울시 산하기관이 녹색드림에 릴레이로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본지는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및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SH공사 신규입주아파트 기념품 계약 현황(2013년~2018년 6월)'과 'SH공사-녹색드림협동조합 계약 현황(2012년~2018년 6월)' 자료를 분석했다. 

    설립 1년 만에 SH의 사업 파트너로 뽑혀 

    분석 결과 SH공사는 녹색드림과 2013년부터 2014년까지 'SH공사 작은도서관 위탁운영', 'SH공사 작은도서관 도서 납품', 'SH공사 신규입주아파트 입주기념품 납품' 등 총 3건의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했다. 모두 수의계약(隨意契約) 형태였다. 

    SH공사과 녹색드림이 첫 수의계약을 맺은 것은 2013년 12월 11일이다. 당시 SH공사는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은가 신생 협동조합인 녹색드림과 수의 계약을 체결했다. 녹색드림은 운동권 출신의 친여(親與) 성향 인사인 허인회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일반 협동조합으로 2013년 4월 9일에 설립됐다. SH공사는 신생 협동조합을 '사업 파트너'로 결정한 것이다. 서울시 산하기관이 친여 성향 인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2개 분야 사업비 절반 이상이 녹색드림에 집중 

    또 SH공사가 녹색드림과 맺은 3건의 계약 중 2개의 사업 분야에서 절반 이상의 사업비가 녹색드림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작은 도서관 도서납품' 사업의 경우 SH공사가 녹색드림과 계약을 맺은 2년(2013~2014년) 동안 사업에 뛰어든 업체는 총 3곳이었지만, 전체 사업비 의75.46%(9천72만원)가 녹색드림으로 흘러들어갔다. 

    또 SH공사는 2014년 입주기념품 사업을 위해 4곳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도 사업비 절반이 녹색드림에 편중됐다. SH공사는 녹색드림에서 판매하는 발효혼합곡물을 구매해 입주기념품으로 나눠줬고, 이 과정에서 녹색드림이 사업비의 56.69%(약 5천 396만원)를 가져갔다. 장바구니, 녹차컵 등 품목별 단가 차이가 나지만, SH공사는 14건의 계약 중 7건을 녹색드림과 맺었다.

    녹색드림 매출의 1/3이 SH공사

    이렇게 신생 협동조합인 녹색드림이 2014년 SH공사와 계약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전체 매출액의 33.27%에 달했다. 녹색드림이 취업포털 사람인을 통해 공개한 2014년 전체 매출액을 4억 9553만원이었고, SH공사와 3개 사업을 진행해 얻은 이익은 1억6488만 7310원이었다. 

    앞서 녹색드림은 서울시로부터 미니 태양광 설치 사업 보조금 절반을 챙겨간 친여권 성향 단체 중 하나로 지목돼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H 공사'가 녹색드림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이 드러나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미니태양광 설치 사업자 보조금 '절반 차지'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1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녹색드림은 서울시 미니태양광 설치 사업자 보조금 절반 이상을 싹쓸이한 3개 단체 중 하나다. 

    자료에 따르면 녹색드림 등 친여 성향의 3개 협동조합은 2014년부터 2018년 6월까지 태양광 설치 보조금 50.1%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윤한홍 의원은 "진보 시민단체 출신 인사의 태양광 사업 싹쓸이 실태가 드러났다"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자기 식구를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슷한 성향의 특정 단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4억→ 6억→ 8억→ 37억 연매출 '따따따블'

    실제로 서울시가 태양광 발전 사업 규모를 확장할 때마다 녹색드림의 매출액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녹색드림이 취업포털 사람인을 통해 공개한 전체 매출액을 보면 2014년 4억 9553만원, 2015년 6억 1131만원, 2016년엔 8억 784만원, 2017년엔 37억 484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서울시에서 받는 태양광 발전 사업 보조금 규모에 따라 매출액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녹색드림은 서울시와 '태양광 설치' 계약을 맺어 2015년 1100만원 2016년 1억6500만원, 2017년 19억 3200만원 2018년 6월까지 16억 32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사실상 녹색드림의 사업 이익이 크게 늘은 2017년의 경우 서울시에서 받은 보조금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었다. 

    허인회 이사장 "우연하게 매출 많이했다"

    한편 녹색드림협동조합 허인회 이사장은 지난 11일 태양광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고리가 없는) 일반 지인이 소개한 우연한 기회로 많은 매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허인회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덕열 동대문 구청장, 전철수 전 서울시 의원 등 서울시 시장·시의원 등 정치적 체인으로 사업한 것이 성장 비결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특혜 의혹'을 부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 녹색드림 허인회 이사장은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의 인사다.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내고 지난 16·17대 총선에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연거푸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