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美전직 관리·전문가들, 이번 남북정상회담서 비핵화 큰 진전 나오기 어렵다 예상”
  •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하는 모습.ⓒ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하는 모습.ⓒ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19일 ‘평양공동선언’을 내놨다. 같은 날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은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내용 가운데 비핵화에 대한 부분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연내 완전 폐쇄 한다”는 것뿐이었다. 전직 미국 정부 관리들은 앞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에 관한 큰 진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9일 “남북정상이 회담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비핵화에 대한 큰 진전을 이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전직 美정부 관리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게리 세이모어 前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 데릭 미첼 前국방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가 그들이었다.

    게리 세이모어 前조정관은 “제 생각에 비핵화에 대한 큰 합의를 이뤄내려면 미국이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중대한 결과를 발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트럼프 정부 또한 김정은이 요구하는 ‘평화선언’에 대한 의사 결정을 아직 못했기 때문에 ‘종전선언’과 관련한 내용도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이모어 前조정관은 “종전선언이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주둔의 정당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美국방부를 필두로 트럼프 정부는 이를 강하게 반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반대를 무시하고 종전선언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그 전에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무언가를 받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재벌 총수들이 방북한 데 대해서는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제한하는데 사용하는 ‘당근’으로 쓸 수 있다”며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경제발전에 관심이 큰 김정은이 한국 대기업들을 보며 군침을 흘릴 것이고, 이것이 비핵화 조치로 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이 김정은에 보내는 메시지 일치하지 않아"

    데릭 미첼 前국방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남북정상회담은 좋은 일이고 별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 한국과 미국이 현재 완전히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에 대해 워싱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6.25전쟁에는 유엔을 비롯해 많은 당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으로 근무했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은 비핵화 문제를 미국과 북한 간 문제로 본다”며 “한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하는 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압박에는 매우 적은 노력만 기울였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어 “내가 직접 만난 미국 당국자들은 한국이 비핵화 문제를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로 보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한국 당국자들은 ‘한미 양국은 완전히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며 “한미 두 나라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또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재벌 총수들이 동행한 것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과 비슷한 대북경제지원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