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추천인사 진퇴 논란 속 새 방문진 출범... "1%대 시청률 '뉴스데스크' 등 현안 산적"
  • ▲ 방송통신위원회.ⓒ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인적 구성이 개편되면서 향후 MBC뉴스 변화 가능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념방송'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1%대까지 추락한 뉴스 시청률 회복이 가장 큰 관건으로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방문진 신임 이사 9명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새 방문진 9명은 강재원 동국대 교수, 김경환 현 이사, 김상균 현 이사장, 문효은 이화여대 교수, 신인수 변호사, 유기철 현 이사, 최윤수 B쇼핑 시청자위원회 위원, 김도인 전 MBC 편성제작본부장, 최기화 전 MBC 기획본부장이다. 이들은 2021년 8월 12일까지 3년간 MBC기본 운영과 경영 관리 및 감독을 맡는다.


    "민주당은 되고 한국당은 안돼"

    그러나 여기서 관심을 끄는 사실은 이들 중 최기화, 김도인 신임 이사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MBC 출신인 두 이사가 △우파 정권 당시 사내 부당노동행위를 이끈 주역이며 △김미화, 윤도현 씨 등 일부 방송인들을 퇴출시켜 방송 공정성을 해쳤다는 것이 그 명분이다.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뿐만 아니라 이들이 야권 추천 이사라는 점도 문제삼았다. 241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독립 시민행동'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기화, 김도인 이사 선임을 취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역시 "한국당이 김석진 방통위원에게 '최기화, 김도인 임명' 오더를 내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정치권이 개입한 전형적인 나눠먹기 관행"이라고 소리 높였다.

    그러나 과거에도 여야 정당 추천을 받아 임명된 방통위원들이 각 정당과의 협의를 거쳐 방문진 이사를 선임했다는 관행과 신임 이사 중 신인수 이사가 언론노조 MBC본부 소송을 담당한 민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당파성이 다분한 정치적 목소리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바른언론연대 한 관계자는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언론노조 편은 공정하고 반대편은 불공정하다는 유치한 주장으로 미루어, 언론노조가 거대방송시설을 손에 넣기 위해 국민을 팔고 있음이 확실해졌다"며 "박근혜 정부 때도, 이명박 정부 때도 민주당 추천의 방문진 이사가 있었다. 현재도 마찬가지인데 한국당은 안되고 민주당만 되는 것은 무슨 황당한 논리냐"고 되물었다.

    일부에서 흘러나오는 '유명 방송인 퇴출설'과 관련해서는 "김미화씨 등 특정인물 퇴출을 이유로 대는 것도 사실 웃긴다. MBC가 특정 방송인의 출연을 영영 보장해야 할 의무라도 있나. 그렇다면 현재 최승호 사장 체제에서 일부 기자들이 해고당하고 내쳐지는 상황은 또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신사옥 전경.ⓒ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신사옥 전경.ⓒ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종편에도 밀린 시청률, 회복가능할까


    최근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MBC 간판 뉴스 프로그램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1일 평균 최저 1.97%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기준 뉴스데스크 평균 시청률은 3.3%, KBS뉴스9(13.9%), SBS 8시 뉴스(6.9%)는 물론 종편인 'JTBC 뉴스룸'(5.1%)에도 뒤지는 수치다. 시청률조사기관 TNMS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13일 하루 전체 30개 MBC방송 중 전국기준 시청률 5%를 넘긴 프로그램은 단 1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MBC 공정노조는 조사결과가 나온 직후 "이념적인 방송을 내보내는 MBC를 시청자들이 외면한다는 반증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MBC 출신 이사가 야권 추천 이사로 임명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기화 신임 이사 역시 16일 방문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지금 MBC 경쟁력이 어떻나.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 경쟁력이 왜 전임 경영진 때문이냐"고 현 MBC 실태를 간접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노조원들이 최 이사의 사무실 입장을 저지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실랑이를 벌이자 그에 반박한 것이다.

    MBC 내부에서도 경영진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MBC 내부 관계자는 "최승호 사장 등 회사 경영진이 외부 영업에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시청률은 폭락하고 날로 광고는 끊기고 적자는 쌓이는 상황인데 다들 쉬쉬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순임 MBC 공정노조위원장도 20일 성명을 내고 "편파적인 이념성을 배격하고 재밌는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회사는 재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새로 선임될 방문진 이사 및 MBC 경영진이 편향성을 멀리하고 방송 정상화를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당면 과제"라고 경영진의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