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B·해병 원정대 싣고 조용히 출동… 공개→ 비공개로 인도·태평양 사령부 방침 변화
  • 美 해군 에식스함에 탑재된 美 해병대의 F-35B 전투기 ⓒ美 해군 홈페이지 공개 사진
    ▲ 美 해군 에식스함에 탑재된 美 해병대의 F-35B 전투기 ⓒ美 해군 홈페이지 공개 사진
    美해병 원정대와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를 실은 강습상륙함과 다른 상륙함 2척이 모항을 더나 조용히 원정길에 올랐다. 목적지는 서태평양 또는 중동 지역으로 추정된다. 美해군연구소(USNI·US Naval Institute)는 지난 12일(현지시간) "美해군 강습상륙함 에섹스 함(LHD-2)을 중심으로 한 함대가 모항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를 조용히 떠나 작전 지역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美인도·태평양 함대 대변인 찰리 브라운 대령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美USNI에 따르면, 에섹스 함은 상륙함 앵커리지 함(LPD-23), 도크형 상륙함 러시모어 함(LSD-47)과 함께 출항했다. 美해병 항공대의 F-35B는 제211 해병 전투공격대 소속으로 확인됐다. 美USNI는 "주일미군 기지에 배치된 美해병항공대 제121전투공격비행대가 지난 3월 강습상륙함 와스프 함에 탑재돼 잠깐 동안 전개됐었지만 이번 에섹스 함의 F-35B 비행대처럼 美본토에서 직접 전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에식스 함에 탑재된 F-35B 전투기들은 기존의 AV-8B 해리어 II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전투력을 보여주고 상륙준비전단과 해병원정대에 큰 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리어Ⅱ 전투기는 설계한 지가 30년도 더 된 구형 전투기여서 곧 퇴역해야 하기 때문에 美해병대는 F-35B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런 부분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美해병대가 에섹스 함과 제13해병원정대의 출동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에섹스 함에 美해병대 F-35B를 탑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美해군이나 해병대는 함대가 공식적으로 해외에 전개될 때 사전에 언론에 알리거나 SNS 등을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美인도·태평양 함대 대변인은 에섹스 함과 함대가 출항한 사실을 물었음에도 '작전상 보안'을 이유로 가장 기본적인 사실 외에는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USNI는 "샌디에이고 주재 해군 관계자는 '인도·태평양 함대의 새로운 정책'이라며 에섹스 함이 모항에 정박 중인지조차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부대 소속 해군과 해병대원들이 SNS에 올린 사진이 이들의 출항을 짐작케 할 뿐이었다.

    USNI에 따르면, 5,000여 명의 해군과 해병대원으로 구성된 부대의 출항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것은 존 아퀼리노 신임 美인도·태평양 함대 사령관의 재량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태평양과 인도양에 미군 전력이 전개되는 정보를 미리 예상할 수 없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한다.

    관련 정보 이례적으로 비공개 처리

    USNI측은 2015년 5월 11일 에섹스 함을 필두로 한, 비슷한 규모의 상륙준비전단과 제15해병원정대가 서태평양과 중동 지역에 전개됐을 때와 비교했다. 당시 해당 부대는 샌디에이고 모항에서 출항하기 전에 참가하는 훈련, 전개 지역, 그리고 전개됐을 시 부대 임무 등을 비교적 자세히 공개했다.

    미국이 동중국해나 남중국해 같이 군사적 긴장이 높은 지역에 비공개로 부대를 전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美北정상회담 이후 겉으로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훈풍을 타는 듯 보이지만 북한 비핵화 이행 여부에 따라 급변할 수 있는 한반도 상황을 감안한다면 美인도·태평양 사령부의 방침 변화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