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디젤 기관차로는 모자라 민간 차량까지…주민들 교통 불편”
  • ▲ 북한 당국이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 수송을 위해 전시예비용 물자인 디젤기관차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9월 수해 현장으로 향하는 北디젤기관차.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당국이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 수송을 위해 전시예비용 물자인 디젤기관차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9월 수해 현장으로 향하는 北디젤기관차.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5월부터 중국 관광객이 대거 북한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은 전시 예비물자인 디젤 기관차까지 꺼내 관광객을 수송하는 등 중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열심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단둥 소식통은 “최근 단둥에서 평양까지 가는 열차표를 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고 한다. 7월 중순까지 중국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표가 모두 매진됐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북한행 열차표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북한 관광에 나선 중국 관광객 대부분이 단둥에서 버스를 타고 신의주에 도착한 다음 국내선 열차나 버스로 갈아타고 평양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신의주 소식통은 “급증한 중국 관광객을 실어 나르기 위해 당국이 전시 예비물자로 분류해 보관하던 디젤 기관차까지 꺼내서 수송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전시 예비물자까지 동원하는 것을 보면 노동당 중앙에서 중국 관광객 유치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알 수 있다”면서 “디젤 기관차 운행에 필요한 연료는 평양의 돈주(신흥 부자)들이 맡아서 공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당국은 ‘돈주들과 관광객 운송 수입을 나눠 갖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돈주들을 압박해 기름 값을 뜯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사용 중인 디젤 기관차는 10량의 객차를 달고 평양과 신의주 사이를 하루 한 번 왕복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을 모두 실어 나르지 못해 개인들이 가진 ‘써비차(화물차 등을 여객용으로 개조한 차량)’ 가운데 상태가 괜찮은 것을 징발해 관광객 수송에 투입 중이라고 한다.

    북한이 전시 예비물자까지 동원해 중국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는 소식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일 때는 물론 김정은이 집권한 뒤에도 전시 예비물자에 손을 대는 경우는 극형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디젤 기관차 또한 긴급 상황에나 사용하던 것이어서 이를 ‘관광객 수송용’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예사롭지 않다.

    한편 북한 소식통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탓에 일반 주민들은 심각한 교통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신의주에 가려는 평양 시민들의 경우 열차표가 아예 없어 단거리 운행을 하는 ‘써비차’를 계속 갈아타야 해서 목적지에 이틀 씩 걸려 도착하는 실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