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 당 대표 및 주요 정치인들 발길 이어져
  •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원 구성 난항으로 공전을 거듭하는 국회 대신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현역 주요 정치인들은 물론, 또 다른 정치 거물들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를 관통한 정치 거인을 떠나보내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마지막 배웅의 변'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임종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빈소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나눌 이야기가 워낙 풍부하신 분 아니냐"면서 "이야기를 나눌수록 후대에 도저히 흉내 내기 어려울 만큼 거인이시라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 대 기자로서, 또 대(大)선배님 대 후배 정치인으로서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다. 만날 때마다 풍모나 멋이나 식견에 늘 압도되곤 했다"며 고인을 높게 평가했다.

    여야 각 당 대표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권교체의 큰 시대 책무를 다하는데 함께 동행해주신 어르신으로서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다"며 "잘되라고 늘 격려해주셨는데 이렇게 황급히 가셨단 소식을 들으니 대단히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 정치사에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대한 많은 교훈 남기셨다"면서 "상생하고 통합하는 정치에 대한 교훈을 만드셨기 때문에 그런 뜻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권한 대표대행은 "한국당은 큰 어른을 잃었다"며 "자유민주주의 진정한 가치와 대한민국의 경제를 선진국 반열로 (올라서는데) 토대를 세우신 그 업적을 기리면서 저희들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박주선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큰 별이 졌다"며 "개인적으로는 굴곡진 정치인생을 사시긴 했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평화적 정권 교체의 큰 축을 담당했다"고 했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 역시 빈소를 찾아 "보수가 완전히 폐허가 된 상태에서 서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큰 목표를 향해서 힘을 합치라고 (김 전 총리가) 말씀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반기문 "민주 정치 발전과 산업과 과정에서 큰 공적을 남겨"

    여야 주요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서청원 의원은 "대화와 상생의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꾸준히 후배 의원들한테 말씀하신 게 기억난다. 최근 대화와 상생의 정치가 필요할 때인데, 많이들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셨는데도 아직 못해 죄송스러움이 쌓여가 굉장히 애통하다. 큰 족적을 남기신 분이다"라며 비통함을 표현했다.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은 "정치계나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많은 가르침을 주신 큰 어른이기 때문에 돌아가셔서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며 "우리나라가 어렵고 못살 때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조국을 근대화해서 국민을 잘 살게 한 장본인"이라고 고인을 높게 평가했다. 

    DJP 연합으로 정권 교체에 성공한 김대중 정부의 핵심이었던 박지원 의원 역시 빈소를 찾아 "2000년 역사적인 6·15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전 총리가) 아낌없이 지원해주셨다"며 "DJP 연합을 통해 우리나라 헌정 사상 최초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차기 국회의장으로 점쳐지는 문희상 의원은 "나라가 소용돌이 한복판에 놓였을 때 국가의 큰 어르신 가르침이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데 돌아가시게 돼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준(準) 상주 역할을 하며 장례식장을 줄곧 지키고 있는 정진석 한국당 의원 "김종필 총리님의 정치문하생으로, 초선의원 때 대변인으로 모시며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이 먹먹하다"며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걸출한 정치지도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한국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가장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오신 마지막 한 분이 가셨다"며 "5·16 군사 쿠테타 이후 지금까지 67년간 일관되게 우리 현대사의 주역으로 살아오신 큰 분인데 가셨다.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그는 민주 정치 발전과 산업과 과정에서 큰 공적을 남겨줬다"며 "정치가 어렵고 산업화 과정도 어려울 때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분으로), 정치인뿐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을 준 정치인으로 오래 기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회창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시고 부인과 함께 편안히 잠드시길"

    고인과 정치적 악연으로 결국 대선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던 이 전 총재는 "박정희 시대에, 또 전두환·노태우 시대, 김영삼·김대중 시대 통틀어서 중요한 활동을 많이 하셨다"며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시고 부인과 함께 편안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왔던 것에 대해서는 "과거의 일이고, 상가에 와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수성·이회창·한덕수 전 총리와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 한화갑 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조화를 보냈다. 

    김 전 총리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장례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맡는다.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이 진행 될 예정이며 5일장이 끝나면 청구동 자택으로 이동, 노제를 지낸 뒤 서초동에서 화장을 한다. 이어 모교인 공주고등학교를 들러 노재를 한번 더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