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명단들 불러보세요!! 새 야당 짜는 일에 장외(場外) 응원부대 하십시다.
  • 새 자유 야당 만들 中心軸을

     친(親)대한민국 진영, 자유민주파, 우파, 자유주의-보수주의 진영은
    판문점 회담과 미-북 회담, 그리고 6. 13 지방선거 이후 격심한 당혹감에 휩싸여 있다.
    몇 달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자신들이 경순왕 당시의 신라처럼 콱 쪼그라들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국 자유민주 우파는 이제 확실한 30%의 소수파로 전락했다.

     2년 후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 그나마 겨우 반 쯤 가지고 있던 입법부의 주(株)마저 몽땅 잃을 확률이 아주 높다. 그야말로 ‘완전 폭망’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대한민국은 ‘합헌(合憲)-합법적’ 절차를 밟아 본격적인 '비(非)자유주의적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를 향한, 보다 심화된 혁명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촛불’이 ‘1948년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주류세력을 타도하기 위한 정치혁명이었다면,
    앞으로 있을 2차 혁명은 ‘1948년 체제’ 자체를 허무는 차원이동(次元移動)이 될 것이다. 자유 시장경제를 이탈한 ‘사회적 경제체제’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떨어져나간 ’그냥 민주주의‘로 가는 혁명이다.

     이에 더해서 ‘1948년의 대한민국’을 떠받쳐 왔던 큰 기둥 중 하나인 한-미 동맹마저 마치 일식(日蝕)처럼 먹혀들어가기 시작했다. 이건 하루아침에 일직선적으로 완료될 일은 아니지만, 좌우간 오늘 현재의 기상(氣像)은 그런 방향의 먹구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동맹 대신 핵 가진 김정은 ‘친구 만들기’ 쪽으로 크게 돌아서는 기색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것도 물론 하루아침에 일직선적으로 완료될 일은 아니다. 다만, 오늘 현재의 일기는 그래 보인다는 이야기다.

     한 마디로 내우외환이다. 이 환란(患亂)을 한 층 더 가혹하게 만든 요소가 또 하나 있다.
    유권자 가운데 40~50대 절대다수, 평생 우파 후보를 찍어온 적잖은 60대, 경남 유권자 과반수까지 이 번 지방선거에선 보수-우파는 물론, 중도우파와 중간파도 제치고 더불어민주당에 ‘몰빵’을 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자유한국당도 참패했지만, 바른미래당은 그보다 더 ‘참참패’ 했다. 민심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이에 대해선 ‘선동 때문‘ ’언론 때문‘ 운운 하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결과다. 결과가 민심의 대이동으로 나타났다는 점만은 어쩌지 못한다.

     자, 그러면 어쩐다? 허무주의, 비관론, 절망, 해체주의는 참패한 쪽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 게 우주의 법칙이다. 죽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죽어도 우리 자손은 그래도 살아 있을 것 아닌가? 그 애들이 이상한 세상의 아귀 속으로 쓸려 들어가는 꼴을 두고 어떻게 눈인들 편하게 감을 수 있겠나? 우리는 이 기막힌 한반도적 업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도 ‘1948년의 대한민국’이 소생할 구멍을 찾아보는 게 우리의 개 같은 날의 주어진 삶이다.

     시발점은 어디인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자유-우파 야당을 창당 수준에서 다시 만들어 세워야 한다. “자기들이 일을 저질러놓고 왜 나한테 수습하라고 그러느냐?“고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화를 냈다고 한다. 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내동댕이치지만 말고 ”우리 이렇게 한 번 해봅시다“ 하는 제의는 할 수 있는 문제이고, 또 마땅히 해야 하지 않을까?

     자유한국당 안에선 지금 친박-비박 싸움이 또 되풀이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친박-비박에 크게 묶이지 않은 사람들이 우선 일차적인 의견을 수렴해 갔으면 한다. 지금 신문에선 누구누구 하며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감을 띄우고 있다. 밤낮 툭하면 나오는 이름들이다. 그래가지고는 그 나물에 그, 밥 소리를 듣기 쉽다.

      그래서 필자는 세대교체, 얼굴 교체를 위해 평소에 딱 부러진 소리 잘하는 인물들 몇몇을 글에 올린 바 있다. 심재철, 김문수, 김진태, 전희경이 그들이다. 댓글을 보니 찬성도 있었고 어떤 사람에 대해선 반대도 있었다.
    조갑제 씨는 여기다 원외(院外)의 박선영 전 의원(교육감 우파 단일후보)을 추가했다. 펜 엔 미이크 전무 겸 편집국장 권순활 씨는 차명진 전 의원과 박대출 의원을 더했다. 이런 식으로 이름들을 모아보자.

     하기야 모두가 다 일치하는 명단은 짤 수 없다. 그리고 필자는 절대로 고집부릴 생각이 없다. 필자가 고집 부린다고 될 일도 아니다. 누가 누구 말을 듣는 세상인가? 정 반대면 빼면 된다. 그러나 대충 맞으면 넣으면 된다. 다만 이런 식으로 한 10~15명 정도의 명단을 짜서 세상을 향해 “자. 이런 사람들을 띄워서 새 야당을 만들도록 밀면 어떻겠소?” 하는 제의를 어느 시민단체나 국민운동단체가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에서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 계파들의 대표 급, 간판 급 인물들 말이다. 이름 대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 지금까지 대표 급이 아니었던 인물로, 40~50대 위주로, 곧은 소리 잘해 온 인물로, 전투력이 짱짱한 투사형으로, 머릿속이 찬 사람으로, 자유주의적 신념이 강한 타입으로, 시민운동 등 투쟁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철학이 빈곤하지 않은 사람으로, 왔다 갔다 하지 않은 사람으로 팀을 짜서 신(新)야당을 추진하게 했으면 한다.

     필자가 몇몇을 추천한 것은 그래야만 한다는 게 아니다. 그런 식으로 해보자는 것이다. 필자의 제의를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이 나이에 무슨 다른 뜻이 있겠는가? 명단을 짜서 그런 여론과 여망을 자유한국당 안으로 들이밀자는 이야기다. 여러 활동가들의 이해를 촉구한다. 어찌 됐든 국회 안의 야당의 자리를 다음 총선에서 다 잃으면 그건 ‘막장의 막장’이다.

     자, 명단들 불러보세요!! 새 야당 짜는 일에 장외(場外) 응원부대 하십시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 2018/6/23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