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훌륭한 지도자" 트럼프 발언 두고..."미국이 북한 미화?" vs "북한 체제 비꼰 것"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美北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소리 방송(VOA)과 인터뷰를 가지는 모습.ⓒVOA 인터뷰 영상 화면 캡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美北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소리 방송(VOA)과 인터뷰를 가지는 모습.ⓒVOA 인터뷰 영상 화면 캡쳐

    미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칭찬'이 계속되고 있다. '김정은은 강력한 지도자'라는 덕담 수준의 발언만이 아니다. '김정은은 인격적으로 훌륭하다'는 최상급 표현까지 등장했다. 김정은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이어지면서 진위를 둘러싼 추론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강력한 지도자다. 누구도 다른 것을 생각하게 두지 않는다. 그가 말하면 사람들은 자세를 바로 하고 경청하는데 나는 내 사람들도 똑같이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12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은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매우 똑똑하며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김정은을 '훌륭한 협상가'라고 추켜세우는가 하면, 미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경호원들의 모습에 감탄하거나 북한 리춘희 앵커에게 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김정은을 '꼬마 로켓맨', '병든 강아지'라고 조롱하던 때와는 180도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를 부러워한다”고 지적했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독재자에 대한 트럼프의 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발언의 부적절함을 꼬집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인들이 최고 지도자를 향해 무조건 보여야 하는 숭배에 경외심을 억누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의 진의를 묻는 기자들에게 “농담이다. 여러분은 풍자를 이해하지도 못하느냐”고 했다. 진담이 아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명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 여론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장사꾼의 시각으로 국제 관계를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북 정상의 후속 회담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다. 네이버 아이디 semy****은 "지금은 한미훈련 중단하고 다음엔 또 뭘 줄 생각인지? 이 회담을 잘한 회담이라고 포장하는 트럼프나 과장된 칭찬으로 포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자국 국민을 기만하는 사람들 같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이 북한의 현실을 역으로 꼬집은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 이른바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발언의 의중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류 언론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가짜 뉴스'가 자신의 업적을 깎아내리고, 자신이 많은 것을 포기한 것처럼 보도한다는 것이다.

    한국 누리꾼들 중 일부는 이런 점을 두고 "트럼프의 말은 사실상 조롱에 가까운 것 같다. 김정은을 칭찬하는 듯 하지만 되돌아보면 갖고 노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트럼프가 괜히 칭찬해 줄 거 같나. 극진한 환대와 찬사는 김정은이 되돌아갈 길을 막는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고, 또 다른 누리꾼은 "트럼프가 북한 수준으로 쇼를 한 게 아닐까"라는 게시글을 온라인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