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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보고, 우파 추락 의미를 곱씹을 때

'대중 조작' 기술의 승리...전체주의적 체제변혁 '태풍경보'

류근일 칼럼 | 2018-06-14 04:36:42

예상하던 대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했다. 바른 미래당도 참패했다. 자유-우파-보수-(자칭)중도의 참패였다.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의 참패였다. 안철수는 김문수보다 더 참패했다. 이재명이 당선됐고

김경수도 이 시각 현재 역전세다. 부산 겅남이 더 이상 우파지대가 아니게 되었고, 충청권이 언제나 그렇듯 대세에 가담했다. 경기도는 아에 여당 싹슬이였다.

 이번 선거는 따라서 전체주의적 획일화로 가는 군중정치가 더욱 강력한 괴력을 발휘한 선거였다. 이에 힘입어 운동권 여당은 체제변혁 조치들을 더욱 으악스럽게 강제하려 들 것이다.    

 원인? 많은 평론가들이 TV에 나와 이런 저런 교과서적인 분석들을 내놓았다. 맞기야 하지만,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성현(聖賢) 같은 말씀들이라 들으나 마나다. 그래서 그런 분석들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으면서 필자 개인만의 ‘하나의 시각’을 말해보면 이렇다. 아직은 오늘의 대중민주주의의 향방을 좌우하는 대중(mass)의 관성(慣性)이 보수 야당에 유리한 쪽으로 흐르게 돼 있지 않다고.

  오늘의 민주주의는 소수 엘리트층이 좌우하는 게 아니라, 선정적인 미디어 정치의 영향을 받는 다수 대중의 정서적 감흥이 좌우한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쪽이 그 대중정서를 조작(操作, manipulate)하는 기술에서 더 월등한가에 따라 선거정치의 승패가 갈린다.

  한국 현실에서는 자칭 ‘진보’-타칭 좌파가 그 기술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우리사회의 지배적인 정치-문화 담론은 모두 자칭 ‘진보’-타칭 좌파가 생산-유통-재생산하고 있다. 그들은 유력한 전달매체도 장악하고 있다. 공-사(公-私) 교육현장, 문화계, 뉴스제작 현장, 선전선동, 유언비어 유포, 영상제작, 스토리 텔링에서 모두 자칭 ‘진보’-타칭 좌파 아니면 강남좌파-‘위선적’ 리버럴들이 주역이다.

 같은 이야기라도 어 다르고 아 다르다. 같은 촛불 사태라도 누가 보도하고 해설하고 논평하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파급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이래서 자칭 ‘진보’-타칭 좌파-강남좌파-‘위선적’ 리버럴들은 탄핵정국 이후의 정세를 자기들의 취향과 의도에 맞춰 편집, 제작, 스핀(spin, 뒤틀기), 전달, 선전, 세뇌, 확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성공한 작품이 다름 아닌 ‘촛불혁명’이라는 이름의 ‘영구혁명(permanent revolution)’ 분위기다.

 이 '영구혁명' 분위기는 성난 대중, 군중, 아스팔트 부족으로 하여금 일거에 제도를 초월한 막강무비의 힘으로 만들었다. 이들을 이길 힘은 우리 사회에 없다. 이 힘은 법도 공권력도 의회도 사법부도 어쩌지 못한 채 그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 이 힘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작동한다. 아니, 잘 보면 ‘보이는 손’이다. 그 손은 잘 숙련된 직업적 조직자(organizer), 그리고 선동선전(agitation & propaganda)가들의 손이다.

 오늘의 대중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정치적-도덕적 올바름(correctness)’에 관한 대본(臺本)과 연출의 추동(推動)을 받아 자신들의 분노와 화염과 적개심과 원한을 어느 특정한 타깃을 향해 폭발시킨다. 혁명이다. 오늘 이 시국의 타깃은 ‘적폐세력’이다. 야당을 그 적폐의 대변자로 낙인찍는 데 그들 연출자들은 성공했다. 야당은 그래서 패했다.

  그래서 많은 평론가들이 야당과 보수와 우파가 반성을 안 하고 개혁을 안 하고 혁신을 안 해서 망했다고들 떠드는데, 대중이 이런 방향으로 세팅 돼 있는 한, 그리고 그 세팅의 한계가 아직 오지 않은 한, 야당과 보수와 우파가 아무리 반성하고 개혁하고 혁신한다고 말하고 별에 별짓을 다해도 상당기간은 더 대중의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어쩌랴. 추락할 땐 추락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뭐가 있나? 대중의 의식에 그런 칩(chip)이 심어져 있는 데야 뭘 어쩌겠는가? 추락의 본인 책임은 물론 당사자가 져야 한다. 본인들 업보의 부분이 없다는 건 물론 아니다. 그러나 야당, 모든 악조건 하에서 수고들 했다. 특히 자유-중도-보수 쪽 교육감 후보들 수고 많았다. 서울에서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 건 무엇보다도 값진 기록이었다.

 이렇게 계속 추락하다 보면 어느 날엔가는 반드시 바닥에 닿을 것이다. 이게 ‘혁명의 피로’라는 것이다. ‘혁명의 피로’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황폐해져 나락에 떨어지는 시점이다. 이 시각에 이르면 역사의 향방은 달라진다. 새로운 시대로 유턴 하는 것이다.

 한국 자유-보수-우파의 경우도 공짜는 없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어둠이 깔려야만 나래를 편다. 조바심 내지 말고 이 추락의 마디마디를 천착하고 곱씹으며, 죽어서 떨어져 썩어서 다음 번 유턴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짐할 수밖에 없다.

 너무 현실을 초월한 사변적 ‘노가리’였나? 그렇다고 “망해봐야 한다”고 말하는 건 결코 아니다. 입 달렸다고, 펜대 잡았다고 남의 말 함부로 왜곡하지 말라. 그저 비(非)정치적 성찰(省察)일 뿐이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8/6/13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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