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배려한 듯" 소갈비, 대구조림, 감자, 문어숙회, 오이소박, 삶은 브로콜리… 디저트는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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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뉴스ⓒ
    국가 간 회담에서 식사도 외교의 연장이다. 메뉴 선정에 따라 외교 메시지를 효율성 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언론들은 미북정상회담의 오찬 메뉴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의 오찬 메뉴도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6월 조지아주 애틀란타 유세 활동 중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국빈 대접을 하면서 비싼 음식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식당 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며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트럼프의 '햄버거 회동' 발언이 나온지 약 2년이 흘렀다. 트럼프의 말처럼 김정은과 그는 싱가포르에서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게 됐다.

    김정은은 10대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지냈다. 그에게도 햄버거는 친숙한 음식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실제로 김정은이 다녔던 베른 국제학교 근처에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매장이 수십개가 위치해 있다. 김정은이 햄버거를 선호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형 김정철의 경우 영국에서 열린 에릭 클립튼 콘서트에 갔을 때 맥도날드 햄버거를 무척 잘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로얄플라자 온 스코츠(Royal Plaza On Scotts)' 호텔은 이 점을 착안해 '트럼프-김(정은) 버거 세트'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트는 버거·감자튀김·김밥·아이스티로 구성돼있다. 버거에는 미국의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꽃혀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버거 세트는 출시 첫날에만 수백 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 ▲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이날 오찬은 한정식이었다고 한다. ⓒ英BBC 생중계 영상캡쳐.
    ▲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이날 오찬은 한정식이었다고 한다. ⓒ英BBC 생중계 영상캡쳐.
    미국과 북한 양측이 확대 회담을 마치고 오찬을 시작할 때까지도 메뉴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JTBC가 현장 중계를 통해 이를 파악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오찬 메뉴는 ‘한정식’이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소갈비, 대구조림, 감자, 문어숙회, 오이소박, 삶은 브로콜리 등이 밥상에 올랐다고 한다. 디저트는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햄버거와 콜라’는 물론 김정은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에멘탈 치즈도 오찬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측이 이날 오찬 메뉴로 한정식을 선택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김정은과 북측 관계자들을 배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