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親文 복심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완파하고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 확정박원순도 1차서 승리… '드루킹' 이후 제주서도 친문 승리에 "승복 못해" 균열음
  • ▲ 20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서울·경기 권역 경선 결과에서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던 박원순 현 서울특별시장(사진 왼쪽)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뉴데일리 사진DB
    ▲ 20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서울·경기 권역 경선 결과에서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던 박원순 현 서울특별시장(사진 왼쪽)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뉴데일리 사진DB

    친문(친문재인) 온라인 활동이 '드루킹'의 구속으로 위축된 탓일까. 더불어민주당 서울·경기 권역 경선에서 친문을 표방한 후보가 완패하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을 맡고 있는 소병훈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발표한 서울·경기 권역 경선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박원순 현 서울특별시장, 경기에서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각각 66.3%와 60.0%의 압도적인 득표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친문을 표방한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14.1%, 전해철 의원은 36.8%를 득표하는데 그쳐, 경선을 결선투표까지 끌고가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는 문심(文心) 구애 경쟁이 극에 달했던 경선 과정을 돌이켜볼 때, 다소 의외로 여겨진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은 청산 대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이후 이번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사과하긴 했지만, 친문을 표방한 우상호 전 원내대표의 강력한 공세에 시달려 왔다.

    경기지사 경선은 한 술 더 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에 맞서 이재명 전 시장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힘겨운 경선을 겪었다. 이재명 전 시장의 배우자가 이른바 '혜경궁김씨' 트위터러라는 의혹에 휩싸이며, 이 건은 선관위 고발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친문 성향 네티즌들은 경선 기간 내내 온라인 상에서 강도 높은 반(反)이재명 캠페인을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선 결과, 비문(비문재인)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게 된 것은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친문 네티즌들의 온라인 여론 조성 활동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권리당원 선거인단 50% 외에 안심번호로 추출한 일반국민 선거인단 50%의 '민심'이 반영되는 경선 방식의 특성상, 국민들이 친문 세력에게 경고장을 던진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해보인다.

    실제로 경선 결과, 친문 후보가 당선된 권역에서도 '드루킹' 사건 이후 균열음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제주는 지난 15일 경선 결과 발표로 친문 문대림 후보가 본선행을 거머쥐었지만, 제주을 지역구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비문 김우남 전 의원은 당원명부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경선 결과 승복을 거부하고 있다.

    김우남 전 의원은 이날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7만여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개인 정보가 포함된 당원명부 유출 사태는 당의 기강과 신뢰를 흔드는 초유의 사태"라며 "이번 사태는 오직 도지사 권력을 향한 문대림 예비후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치 적폐"라고 규탄했다.

    나아가 "불공정한 경선을 통해 결정된 문대림 예비후보에게 승복할 수 없다"며 "(당원명부 유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대림 예비후보는 그에 따른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문대림 후보는 같은 시각 제주도의회에서 "당원명부를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도민 사회의 동요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경선 결과 발표로 본선행을 확정지은 박원순 시장은 출입기자단에 발송한 메일에서 "깊은 감사와 겸허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 지명에 따르겠다"며 "압도적으로 모아준 지지를 압도적인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전 시장은 이날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친문 진영의 '혜경궁김씨' 공세 등 극심했던 '네거티브' 공격을 의식한 듯 "네거티브와 돈 선거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시덤불을 헤치며 길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원순 시장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 함께 3파전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재명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 확정된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와의 1대1 승부가 유력시된다. 바른미래당은 이언주 전 최고위원과 이계안·김영환 전 의원의 잇따른 불출마 표명으로 경기지사 후보 공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