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단체 '경공모', 유시민 팬클럽 개최 행사 백여만 원 후원… 유시민 "당시 드루킹인지 몰랐다"드루킹, 2012년부터 친분 과시 "유시민 만나 두 개의 수레바퀴 이야기 했다" 外 여러 차례 만남 밝혀
  • ▲ 유시민 팬클럽이 주도한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 '드루킹'의 조직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가 1백 5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시민 작가 팬클럽 '시민광장' 홈페이지 캡처
    ▲ 유시민 팬클럽이 주도한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 '드루킹'의 조직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가 1백 5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시민 작가 팬클럽 '시민광장' 홈페이지 캡처
    대표적 '친문 인사'인 유시민 작가가 '드루킹' 김모(48)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한 가운데, 유 작가가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가 후원했던 행사에 참석했고, 드루킹이 유시민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뉴데일리 취재 결과 유시민 작가와 드루킹이 찍힌 사진 속 행사는 2016년 10월 3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로, 유 작가 팬클럽인 '시민광장'에서 주도했고, 드루킹이 조직한 '경공모'의 후원을 받아 열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확인한 문서는 유 작가 파주 지역 팬클럽 '파주광장'의 총무 '세인(닉네임)'이 올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기념행사' 정산명세 내역이다.

    세인은 행사 후원자 명단을 올렸다. 내역서를 보면 드루킹이 조직한 '경공모'는 후원단체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인 1백50만원을 후원했다. 다음으로 유시민 작가의 팬클럽 '시민광장'이 1백만원을 후원했다. 이밖에도 유 작가 팬클럽 지역 지부에서 알음알음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도 후원자 명단에 올랐다.

    드루킹이 이 행사에 참석한 것도 가장 많이 후원금을 낸 '후원자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시민 작가는 이 행사에서 드루킹과 찍힌 사진이 언론에 보도된 뒤 '친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자신이 진행하는 종편 프로그램에 나와 드루킹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 (왼쪽부터)심상정 정의당 의원, 유시민 작가, 빨간 원 사진 속 인물은 '드루킹' 김모씨 추정인물. ⓒ시사타파 TV 동영상 캡처
    ▲ (왼쪽부터)심상정 정의당 의원, 유시민 작가, 빨간 원 사진 속 인물은 '드루킹' 김모씨 추정인물. ⓒ시사타파 TV 동영상 캡처
    유시민 작가는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드루킹과 찍힌 사진) 보도가 나가면서 전화가 엄청 왔다"며 "사진은 여러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 소풍 때 찍은 것이다. 내가 있고 녹색당 누가 있고 그 옆에 (드루킹이)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난 사실인지 아닌지 모른다"며 "언론에서도 (사진 속 인물이) 드루킹이라고 써놔서 나도 드루킹이라고 아는거지 드루킹이란 사람은 모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작가는 '드루킹'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모른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 당시 '드루킹' 김씨와 인사를 나누며 자기소개를 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드루킹의 조직 '경공모'에 가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고만 밝혔다.
  • ▲ '드루킹' 김모씨는 2012년부터 유시민 작가와의 친분을 드러낸 바 있다. ⓒ드루킹 블로그 캡처
    ▲ '드루킹' 김모씨는 2012년부터 유시민 작가와의 친분을 드러낸 바 있다. ⓒ드루킹 블로그 캡처
    반면 '드루킹'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오래전부터 유시민 작가와 친분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드루킹은 2012년 자신의 블로그에 "저는 얼마 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을 만났을 때 두 개의 수레바퀴 이야기를 했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2014년에도 블로그에 "멕시코의 혁명가였던 판초빌라가 혁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혁명은 잘 먹이는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이것은 제가 '유시민'을 만나서 직접 들은 말이었습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MBC 100분 토론에서 유시민 작가와 나온 후 페이스북에 '자신도 드루킹의 피해자인 것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대목도 눈길을 끌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최근 MBC 100분토론에서 유시민 작가와 토론한 것은 정작 토론의 핵심에서 벗어난 내용으로 새벽부터 아침까지 수십 개의 기사와 댓글로 나를 뭔가 잘못한 사람으로 우습게 만들어 버렸다"고 적었다.

    이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인터넷 공간에서의 조직화된 움직임에 대한 의문이 들었는데, 이번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이제서야 조족지혈이라고 할 수 있는 실체가 겨우 드러났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