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특집] 서울 경기 1대1 맞대결, 인천 ‘다자구도’ 유력
  • ▲ 우리교육감시민연대 출범식.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우리교육감시민연대 출범식.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6월13일 치러질 수도권 교육감선거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무려 13곳에서 당선자를 냈던 좌파진영은 이번에도 전교조와 민주노총, 친(親) 전교조 성향 학계 및 학부모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에 기대 수도권 교육감 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좌파 진영은 4년 전 이 지역 선거에서 압승했다. 

    교육계의 눈길이 집중된 서울·경기교육감 선거에서는 조희연, 이재정 두 현역 교육감의 재선 출마가 유력하지만, 후보가 누가 되든 좌파가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이른바 ‘촛불민심’으로 기울어진 여론에, 전교조와 민조노총의 조직력을 고려할 때 무게 중심이 왼쪽으로 쏠렸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보수 야당’에 부정적이고, 현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에 우호적인 언론의 보도행태도, 좌파에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우파가 최근 ‘우리교육감시민연대’(우리감)를 출범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한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과거 선거에서, ‘후보 난립’으로 좌파교육감 후보에게 당선증을 헌납한 우파가 모처럼 분열을 극복한 사실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늠 짓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우리감 측은 ‘본선경쟁력’에 초점을 맞춰 단일 후보를 선정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어 좌파를 긴장케 만들고 있다. 과거 선거 결과를 분석해 볼 때, 우파 후보의 득표율이 60% 안팎이었다는 사실도 우리감 측에겐 고무적이다. 

    4년 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단일후보’로 나선 조희연 교육감의 득표율은 39%에 그쳤다. 반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 문용린 전 교육감, 고승덕, 이상면 후보는 각각 31%, 24%, 6%를 얻었다. 기울어진 여론에도 불구하고, 우파단일후보가 나온다면 해 볼만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인 이청연 전 교육감이 중도 낙마한 인천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청연 전 인천교육감은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이 확정된 지난해 12월 직을 상실했다. 인천 지역 좌파 교육계는 ‘촛불교육감’이란 선정적 구호를 앞세워 다시 한 번 친전교조 교육감 당선을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지만 지역 민심이 기대만큼 달아오르지 않고 있어 고민이 적지 않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이 전 교육감의 뇌물수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 만큼, 우파도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곳에서는 비록 초반이기는 하지만 좌파 교육감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가,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혼전 양상을 빚고 있다.


    ◆서울, 조희연 출마 유력...우파 “이번에는 다르다” 

    서울의 경우 조희연 교육감의 재선 도전은 기정사실화됐다. 조 교육감은 사실상 '재선 출정식'이었던 지난달 27일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재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국회 정론관을 찾아, '만18세 미만 청소년도 6월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희연 교육감 이외에 좌파 교육계에서는,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조영달 서울대 교수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결국 조 교육감으로 단일화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우파에서는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전 서울교총 회장), 신현철 전 부산 부성고 교장, 최명복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등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준순 전 서울교총 회장도 지난 6일 출사표를 던졌다. 이주호 전 교과부 장관(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현 무학여고 교장), 이규석 전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등 중량감을 갖춘 인사들도 자천 타천으로 하마평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우파 단일후보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우리감’ 관계자는 “(앞서 출마를 선언한 분들도) 다들 훌륭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분들이 나서주지 않겠느냐”며, 새로운 후보 출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을 거쳐서 좋은 후보가 나오면, 조 교육감과 1:1로 붙었을 때 승산이 반 이상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 임해규 전 의원. ⓒ 사진 뉴시스
    ▲ 임해규 전 의원. ⓒ 사진 뉴시스

    ◆경기 이재정 교육감 70대 고령, 나이가 변수...우파는 임해규 전 의원 사실상 확정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지난 8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마 여부를 결정해 18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교육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연임 의지를 에둘러 나타냈으나, "70대의 나이 때문에 출마가 고민된다"며 고민의 일단도 드러냈다. 

    이재정 교육감이 불출마하는 경우 좌파에서는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이성대 교육연구소 배움 이사장, 송주명 한신대 교수,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 구희현 416교육연구소 이사장 등이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지역 좌파 후보단일화 추진기구는 최근 발족한 ‘2018 소통과 협력을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다. 

    우파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임해규 전 의원(전 경기연구원장)의 단일 후보 출마가 확정적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 이후 경기 지역에서는 좌파 후보가 내리 당선돼, 이번에도 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다만, 임해규 전 의원에 대한 지역민의 평판이 나쁘지 않아 우파도 조심스럽게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이 지역 사정에 밝은 한 교육계 관계자는 “매년 학업성취도평가를 보더라도 경기도는 매년 최하위 수준이다. 꼭 성적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재정 교육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학부모가 등을 돌린 것으로 안다. 이러한 사실을 이 교육감도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불출마할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 ▲ 인천시교육청.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인천시교육청.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인천 ‘무주공산’...우파 좌파 안개 속, 다자구도 유력   

    이청연 전 교육감 낙마로 무주공산이 된 인천은, 좌우 진영의 단일화 선정 과정에 합류하지 않은 교육관료 출신 인사들의 출마가 가장 큰 변수다. 

    좌파에서는 각각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인 도성훈 동암중 교장과 임명구 인천예고 교사로 압축돼, 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진행 중이며, 우파는 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 이재희 전 경인교대 총장 등을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좌우 진영에 합류하지 않은 박융수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과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에 대한 지지도가 오히려 높다는 점이다. 박 권한대행은 6일 출마를 선언하며 “지금 나오는 보수와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들은 기본적으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기우 총장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50일 전까지 시민의 부름을 받는 주자가 없다면 출마를 고민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기우 총장과 박융수 권한대행은 최근 실시된 지역 여론조사에서 각각 11.6%p와 11.5%p를 얻어 1,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인천 교육감 선거는 좌우를 넘어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