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교육계 인사 등 지지자 인산인해…사회자 "선거법 위반 주의" 당부까지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후 7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저서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 출판기념회에서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후 7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저서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 출판기념회에서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장내에 계신 여러분께 안내드립니다. 조희연이라는 이름 석자를 외치면 안 됩니다. 집회 성격을 띄기 때문에 선거법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장내에서는 조희연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연호할 수 없습니다.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회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7일 오후 7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저서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의 출판기념회를 진행했다.

    그간 조 교육감이 여러 경로를 통해 에둘러 재선 도전 의지를 내보인 만큼, 이번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 교육감 측 역시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사회자는 개회식 전부터 지지자 및 참석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서울시청 1층 로비 엘리베이터 앞은 조 교육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온 인파로, 개회식 1시간 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814㎡(246평) 규모의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은 1, 2층 거의 모든 좌석은 물론 양 옆 계단까지도 참석자로 가득찼다.

    다목적홀 입구와 우측 포토존에서는 조 교육감의 저서 판매 및 기념촬영이 이뤄지고 있었다. 조 교육감의 책을 구매하기 위한 참석자들의 긴 줄이 만들어졌고, 기념촬영 마감시간인 6시50분까지도 줄의 길이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다목적홀로 조달된 책은 총 2,000부이고, 행사가 끝난 8시20분 즈음에는 1,500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 이재정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김생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해경 전교조 서울지부장 등의 축사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축사 순서가 되자 박원순 시장, 정세균 국회의장, 김생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김해경 전교조 서울지부장 4인 이외에 다른 인사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여당 정치인은 물론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다수가 모습을 드러냈거나 영상축전으로 대신했다. 사실상 조 교육감의 재선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다.

    가장 먼저 축사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 교육감과의 관계를 '실과 바늘'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참여연대부터 시작해서 사회적 활동을 하던 모든 과정에서 조 교육감과 함께였다. 이번엔 서울시장이 됐는데 교육감으로 오시더라"며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뭐든지 함께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조 교육감의 연임은 물론 자신의 3선 도전 의지까지 함께 내비쳤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많은 분들이 오셨다"며 "마치 대선 출정신을 방불케하는 자리가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정 국회의장은 "4년 전 조 교육감에 대해 우려하고 걱정하는 시민도 있었지만, 그동안 교육감으로서 행정을 펼친 것을 보면 우려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축사했다. 객석에 앉아있던 조 교육감은 미소로 화답했다.

    김생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조 교육감은 시대가 원하는 가장 좋은 교육감상"이라는 찬사를 보냈고, 김해경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조 교육감의 저서 제목에 300% 공감한다. 하루빨리 교육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에 모두의 의지가 모이면 좋겠다"고 했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좌)과 모델 한현민 군(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좌)과 모델 한현민 군(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축사가 끝난 뒤 조 교육감은 혼혈 모델 한현민 군과 공동 패션쇼를 진행했다. 조 교육감은 선글라스와 트렌치코트, 청바지를 입고 관객에 모습을 드러내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조 교육감은 "한현민 군이 한국에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며 "한 군이 없다면 한국인은 기준이 뻔하다. 하지만 한 군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차이와 다름을 과거보다 훨씬 열린 시각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이 미래역량이고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회자가 한 군에게 "조 교육감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보라"고 하자 한현민 군은 "조희연이 누구지, 희한하게 생겼네, 연예인인가?"라고 재치있게 답하기도 했다.

    사회자가 "조국이 부른다, 희연아 뭐하니, 연임해라"는 삼행시를 읊자 조 교육감은 지그시 미소를 지었고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인사는 약 2천명이다. 

    조 교육감은 "4년 임기를 채운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박근혜 정부에 의해 2년 동안 재판을 받기도 했는데, 그동안 저를 지켜주시고 여러모로 부족한 데도 성원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4년 임기를 마친 것이 직선제 이후 최초인 것 같다. 남은 기간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