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조민기 성추행 폭로글 또 등장청주대 졸업생 "밤만 되면 조민기에게 전화올까 두려웠다"
  • 각종 드라마에서 선굵은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던 탤런트 조민기(54)가 '연기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20일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한 익명의 제보자가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배우 송하늘이 실명으로 조민기에 대한 '미투(#MeToo) 폭로'를 이어가 조민기의 젠틀한 이미지에 큰 오점을 남기는 사건이 발생한 것. 이미 지난해 조민기가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에 착수, 조민기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까지 내렸던 청주대학교는 해당 사건이 언론보도로까지 확산되자, 오는 28일 조민기를 부교수직에서 면직 처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먼저 조사한 뒤 조민기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조민기 입장에선 퇴로 없는 낭떠러지에 몰린 셈이 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는 제보들이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다. 2004년부터 청주대 연극학과 겸임 교수를 지낸 조민기는 2010년 조교수로 부임하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송하늘의 주장에 따르면 청주대 연극학과에는 '조민기를 조심하라'는 메뉴얼이 따로 있을 정도로, 수년간 같은 패턴의 행동들이 반복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히 피해자들도 많고, 다년간 축적된 목격자들도 부지기수인 상황이었다.

    이 중 세 번째로 '미투 고백'을 이어간 한 제보자의 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2일 자신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소개한 이 제보자는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라면서 "터질 것이 터졌구나 싶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이 모두 사실"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제보자는 "2학년 재학 시절, 술에 취한 남자친구와 함께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올라갔는데, 조민기 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서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했고, 맨정신의 나와, 술에 취해 흐린 눈으로 절 쳐다보는 조민기 교수만 남았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제보자는 "조민기 교수는 소파에 앉아있는 날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내 엉덩이에 갖다 대고는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다"며 "소름이 끼친 나는 다리를 소파 밑으로 내리고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꼈기 때문에 그가 빨리 잠들기를 속으로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어나 나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제보자는 자신의 '동기'들이 당했던 비슷한 피해 사례도 소개했다.

    제보자는 "조민기 교수가 지도하는 공연팀의 스텝으로 들어가게 된 동기 두 명이 어느날 남자 선배 두 명과 같이 조민기와 감자탕 집을 간 적이 있는데, 식사를 마치자 조 교수는 남자 선배들을 제외하고 저희 동기 두 명만 차에 태운 뒤 2차 장소로 향했다"고 말했다.

    "2차 장소는 호텔이었습니다. 방으로 들어간 후 맥주를 마시다가 피곤하니 자자며 가운 차림으로 나온 조민기 교수를 보며 당시 신입생이었기때문에 그저 존경하던 교수님,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제 동기들은 벙쪄있기만 했습니다. 지갑도 없이 갔기 때문에 나올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둘은 밤 내내 혹시라도 자면서 손이 올라오지는 않을까 벌벌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호텔 방안에서 가운 차림의 조민기를 옆에 두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는 동기들의 경험담을 밝힌 제보자는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기에 그의 눈밖에 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고, 동정받아야 할 일이었다"며 "밤이면 혹시라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까 무서워 떨어야했지만, 낮에 학교에서 만나면 사근사근한 제자가 돼야 했었다"고 토로했다.

    "연극영화계는 정말 좁습니다. 현장에 나가면 더더욱 좁습니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의 소문에 그 누구보다도 빠릅니다. 저희는 조민기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하여,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할 때 나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없어야 했기에 '참는 것'을 선택했던 것 뿐입니다."

    제보자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의 38년의 전통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을, 졸업 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며 노력하는 후배들의 앞날에 큰 누를 끼친 것을, 현재 재학 중이며 당장 며칠 뒤 수업을 들어야하는 후배들에게 아주 큰 상처를 준 것을 조민기 교수가 인정했으면 한다"며 장문의 미투 고백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청주대 졸업생이 공개한 '미투 고백' 전문.

    저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입니다.

    그리고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입니다.

    이틀간 올라오는 기사들을 모두 읽어가며 씁쓸함과 동시에 '터질 것이 터졌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피해자의 이름과 얼굴이 버젓이 공개되어 나가는 수많은 기사들에 걱정과 무서운 마음까지 참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입니다. 그 자리에 있진 않았지만 그간 4년간의 대학 생활을 하며 제가 봐온 조민기교수라면 사실이 확실합니다.

    조민기교수가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여서' 가슴으로 연기하는 후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가슴을 만졌다한들, 노래방에서 있었던 그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들 광경이 그저 힘든 두세달의 공연연습을 끝내고 마무리한 제자들을 격려해주기 위함이었다 한들 그 행위를 당한 사람이 느끼기에 그것이 성추행이고 모욕을 느꼈다면, 조민기 교수는 사과를 했었어야 했습니다. 그게 진정 모교의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 힘든 스케쥴을 소화해내며 후배들을 가르치고자 했던 진짜 교수님이었다면 말입니다.

    1학년 아무것도 모르고 부푼 꿈만 안고 입학했을 때, 조민기 교수는 정말 멋진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워크샵을 지도할 때 누구보다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학생들을 대했습니다. 간혹 술자리를 가질때면 제 옆자리에 와서 손을 잡으며 깍지를 끼고 선을 넘나들 듯 교수로서 할수는 없는 너무나도 친밀한 스킨십을 해왔지만 군기가 바짝 들어있던 상태의 저는 그저 제가 너무 유난이고 예민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서 마주칠때면 너무나도 신사적이고 젠틀한 모습이었기에 때론 저 스스로 과장해서 생각한건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2학년 땐 조민기 교수가 지도하는 방학공연 팀에 들어가게 됐었습니다. 그 팀안에는 당시 제 남자친구도 있기 때문에 스킨십 부분에서는 스스로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술자리가 있던 어느 날 1차가 끝나고 2차를 자기의 집으로 가자며 제 손을 잡고 이끌었습니다. 저는 재빨리 주변 선배들을 쳐다보았고 선배들이 '저희도 교수님 집 가고싶어요'라며 함께 올라가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재학생들은 조민기 교수가 집에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하면 절대 혼자는 가지 말라는 암묵적 룰이 있었습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시 제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조민기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서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되었고 맨정신의 저, 그리고 술에 취해 흐린 눈으로 절 쳐다보는 조민기 교수만 남았습니다. 쇼파에 앉아있는 절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제 엉덩이에 갖다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습니다. 소름이 끼친 저는 다리를 쇼파 밑으로 내리며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습니다.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저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전,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저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해서 제가 꿈을 꾼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확대해서 기억을 조작한건지 모르겠다 느낄 정도였습니다.

    제 동기 중 2명은 1학년때 조민기교수가 지도하는 공연팀의 스텝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연습이 끝난 후 둘을 데리고 합숙을 하자며 장난식으로 말을 했고 동기들은 한학번 남자 선배 둘과 동행을 해서 총 5명이서 감자탕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연습 후 나눌 수 있는 공연준비 얘기 등을 하고 난 후 남자 선배 둘을 제외하고 저희 동기 둘만 차에 태우고 간 2차 장소는 호텔이었습니다. 방으로 들어간 후 맥주를 마시다가 피곤하니 자자며 가운 차림으로 나온 조민기 교수를 보며 당시 신입생이었기때문에 그저 존경하던 교수님,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제 동기들은 벙쪄있기만 했습니다. 지갑도 없이 갔기 때문에 나올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둘은 밤 내내 혹시라도 자면서 손이 올라오지는 않을까 벌벌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습니다.

    그에 눈밖에 나는 것은 불쌍한 일이었고 안타까운 일이었고 동정받아야 할 일이었습니다. 밤이면 혹시라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까 무서워 떨어야했지만 낮에 학교에서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사근사근한 제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연극영화계는 정말 좁습니다. 현장에 나가면 더더욱 좁습니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의 소문에 그 누구보다도 빠릅니다. 저희는 조민기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하여,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할 때 나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없어야 했기에 '참는 것'을 선택했던 것 뿐입니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의 38년의 전통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을, 졸업 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며 노력하는 후배들의 앞날에 큰 누를 끼친 것을, 현재 재학중이며 당장 며칠 뒤 수업을 들어야하는 후배들에게 아주 큰 상처를 준 것을 인정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무서워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가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