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단거리패 출신 배우 홍선주 "김소희 대표가 후배 초이스 역할" 폭로'사실무근'이라는 김소희 반박에, "내가 인터뷰했다" 실명 공개 '맞불'
  • "접니다. 'JTBC 뉴스룸' 손석희씨와 전화 인터뷰하고 영상인터뷰까지한 사람 접니다. 김소희 선배님 저 찾으셨다구요? 해명하고 싶으시다구요? 찾으셨으니 하세요."

    한 어린이극단을 이끌고 있는 연극배우 홍선주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누구나 찾아 볼 수 있는 페이스북에 '미투 태그'를 달고 글을 올린 홍선주는 "지난 1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익명으로 출연했던 제보자가 바로 자신"이라며 앞서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부정했던 김소희(사진) 연희단거리패 대표를 겨냥, "해명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직접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선주는 "당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인터뷰에 응했던 이유는 극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언젠가 알게 되더라도 이해하리라 믿는다"고 밝혀,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어린 배우들에게 이해를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홍선주는 'JTBC 뉴스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2004년과 2005년, 이윤택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이윤택이 발성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사타구니에 나무젓가락을 꽂은 적도 있다"고 폭로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안마라는 이름으로 수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강요받았습니다. 이윤택 연출가가 가슴 쪽에 손을 넣어 피한 적도 있고요. 발성을 키워야 한다면서 제 사타구니 쪽에 막대기나 나무젓가락을 꽂고 버티라고 한 적도 있어요."


    홍선주는 "다른 단원이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고, 그 일로 임신을 하거나 낙태를 한 친구도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여자 선배님들은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선생님에게 누가 되는 것'이라고 되레 후배들을 질책하는 모습도 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 홍선주는 "오히려 여자 선배님들과 남자 선배님들 때문에 더 큰 2차적인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윤택 선생님이 안마를 원하는 데 들어가라'고 얘기한 것도 여자 선배님이었고, 아까 기자회견에서 김소희 대표는 그런 사실를 모르고 있었고 오히려 막았다고 얘기했지만, 그 안마를 조력자처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한 건 바로 김소희 대표였다"고 주장했다.

    "김소희 대표는 그 안마를 조력자처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하는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저에게도 '과일을 들고 선생님 방으로 가서 안마를 하라'고 했을 때 제가 거부를 했었는데요. 그랬더니 그 과일을 들고 있던 쟁반으로 제 가슴팍을 밀면서, 치면서 '어쩌면 이렇게 이기적이냐, 너 하나 희생하면 다 편해지는데 왜 너만 생각하냐? 빨리 들어가라'고 더 종용하고 그래서 저에게는 더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아직도 그 눈빛이 잊혀지지가 않거든요."


    충격적인 인터뷰가 방송되자, 후배 단원의 등을 떠밀어 안마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진 김소희 대표는 "저희 극단이 잘못한 일로 책임감은 크지만 JTBC 뉴스에 나온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저도 너무 놀라 손이 떨린다. 방송국 측에 정정신청을 했다"는 글을 지인의 SNS 계정에 올렸다.

    이어 김 대표는 "인터뷰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사실을 밝히는 데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다 할 것"이라며 익명으로 이뤄진 방송 인터뷰가 거짓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홍선주가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반박문을 올리자 김 대표는 21일 'JTBC 뉴스룸'을 통해 "그 시절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벌어진 실수였다"며 "당시 홍선주씨에게 상처를 준 일에 대해 미안하다"는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배우 홍선주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미투 고백' 전문.

    『접니다. JTBC뉴스룸 손석희씨와 전화인터뷰하고 영상인터뷰까지한사람 접니다. 김소희선배님 저찾으셨다구요? 해명하고싶으시다구요? 찾으셨으니하세요.

    지현이외 다른사람들 JTBC에 연결시켜준것도 저구요. 뉴스1기자와 통화하며 기자회견 질의응답도 상의했습니다.

    저를 알릴수 없었습니다.

    극단을 운영하는입장이기에 혼자만의 선택을 할수없었고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하기에 그아이들에게 충격을 주고싶지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언젠가알게되더라도 이해하리라믿습니다.

    윤주선배님. 매순간 그리워했고, 함께이길바랬습니다. 근데.. 처음으로 선배님이 이곳에없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을합니다. 저.. 지현이와 뜻을 함께 하겠습니다.

    할수있는건 다하겠습니다. 나중에 선배님 만나면 지현이랑같이 무릎꿇겠습니다...』


    『너무열심히 했습니다. 연기도열심히하고, 선생님말도 열심히듣고, 열심히지키고, 무대,소품,조명,의상도 열심히만들고, 밥도열심히하고, 공연홍보도열심히하고, 청소도열심히하고, 아픈것도열심히참고... 너무너무 열심히하다보니까 선생님도 너무 열심히모셨네요. 아침7시반에 기상해서 새벽2,3시까지 연희단에 있던 10여년동안 하루서너시간밖에 못자고 쉬는날도 거의없이 열심히열심히했네요. 그래서 지금이순간까지도 아픈것도 정말 열심히아프게만드시네요.

    연희단단원들에게 이윤택쌤은 항상 '너희는 나가면 연극못해! 너희가 나가서 뭘하겠니? 내가있으니까 연극하는거야' 라고했고, 그건 내심 내 마음속 두려움이 되었고, 그게바로 우리의약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극단을 나와서 연희단출신 세명이서 극단을 창단해 너무너무 열심히했습니다. 그것이 약점이 아님을 다른곳이 아닌 나자신에게 증명하고싶었거든요. 그리고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또다른 약점이 생겼네요. 연희단거리패출신...

    후배님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못해서.. 바보같아서.. 연희단을 나와서 만난 지난7년동안의 극단 단원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열심히만 강요해서...

    "(해체된단원들) 그 애들이 아쉬워서 집에 가라해도 가지 않고 자기들끼리 어디에선가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바다를 보라며 저에게 영상을 보내옵니다."

    적어도 연극해보겠다고 보따리하나들고 집 나와 하루아침에 갈곳을 잃은 후배들을 위해싸우겠습니다.』


    [사진 제공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