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사퇴시 통합전대 무산 가능성… 거절시 중재파 무소속으로 이탈 여지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주선 국회 부의장실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파와 중재파 의원들이 모임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기석, 이용호 의원,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부의장, 황주홍, 주승용, 김관영 의원. ⓒ뉴시스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주선 국회 부의장실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파와 중재파 의원들이 모임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기석, 이용호 의원,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부의장, 황주홍, 주승용, 김관영 의원. ⓒ뉴시스

    국민의당 중재파 의원들이 안철수 대표를 향해 당대표 조기 사퇴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중재파 의원들은 향후 정치적 공동 행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중재파의 일원인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 본관 박주선 부의장실에서 중재파 회동을 갖고 "안철수 대표가 조기에 사퇴를 하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요구했다"며 "앞으로 중재파 의원들은 정치적 행동을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김관영·김동철·송기석·이용호·주승용·황주홍 의원이 참석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송기석 의원과 손금주 의원도 저희와 생각을 같이하는 것으로 안다"고 해, 그간 통합파로 분류되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일부 기류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통합을 반대하는 분들이 창당 작업에 들어간다고 하기 때문에 (갈등이) 길어질수록 봉합하기 어려워진다"며 "(안철수 대표에게) 전당대회 전까지 한시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이 중재안이 '최후통첩'의 성격이 있음을 암시했다.

    안철수 대표에게 우선 통합 논의를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안 했다. 우선 안철수 대표의 사퇴가 논의의 출발"이라며 "안철수 대표가 사퇴한다면 전당대회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재파 의원들이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렸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회담 도중 나오면서 중재파의 제안에 대해 "(회담에서)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며 "고민해보겠다고만 말했다"고 답했다.

    회동에 함께 한 주승용 전 원내대표의 말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는 "지금 이 자리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주선 국회부의장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및 중재파 의원들의 모임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가 모임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주선 국회부의장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및 중재파 의원들의 모임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가 모임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국민의당은 통합과 분당으로 극명하게 나뉘어 대치하고 있는 만큼, 이번 중재안이 사실상 마지막 중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재파의 첫 중재안 '대표직 선(先) 사퇴, 후(後) 통합 추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어 안철수 대표와 통합파 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선 중재안에서도 안철수 대표는 자신이 대표직을 사퇴하면 통합은 무산된다는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드러냈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며 전당대회준비위원회까지 꾸린 마당에 전당대회를 열흘 앞두고 사퇴하면 통합 동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의 중재안 수용이 무망하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중재안이 또다시 거절될 경우 중재파 의원들이 어느 편도 들지 않은 채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재파 의원들은 이날 공동 행동을 선언했지만, 의원들 구성을 보면 통합 찬성에서부터 반대까지 입장이 다양하다. 때문에 이들이 다같이 통합 혹은 분당 중 하나를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회동에 함께했던 주승용 전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중재안을 받지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며 "갈 수도 있고, 안 갈수도 있고"라고 모호하게 답을 해 정치적 여운을 남겼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중재파의 안을 두고 "중재파가 지금까지 말했던 부분이고 새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분당으로 치닫는 현 상황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적게 봤다.

    이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 입장에서는 향후 정치 일정이 있지 않았겠느냐"면서도 "(중재파가) 내부에서 어떤 논의와 행동 결의를 했는지 모르니까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