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북한 주민들, 보위부가 크게 해먹는 것이라 생각”
  • 中단둥에서 촬영한 북한 트럭. 최근 김정은 정권은 보위성 등을 동원해 대북제재 품목을 중국으로부터 밀수하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中단둥에서 촬영한 북한 트럭. 최근 김정은 정권은 보위성 등을 동원해 대북제재 품목을 중국으로부터 밀수하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가격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현상이 김정은 정권의 ‘연료 차떼기 밀수’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일어난 차량 전복 사고에 대해 소개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차량은 국가보위성 소속으로 전복된 차량에서는 대량의 휘발유가 발견됐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9일 양강도 삼지연군 중흥분장 입구의 경사진 도로에서 휘발유를 가득 실은 도 보위부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면서 “다행히 화재나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이 차량에 실린 휘발유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고가 난 차량은 중국산 ‘동풍’ 호로, 번호판이 ‘양강 20’으로 시작돼 보위부 소속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면서 “적재함을 천막으로 덮어 놔 보위부 답사 숙영소에서 사람을 실어 나르는 차량임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확히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차량에 실린 휘발유는 드럼통으로 50개가 넘어 보였다”면서 “휘발유 통의 겉면에는 중국어와 영어가 쓰여 있었는데 차량 적재함에는 밀수품으로 보이는 솜동복(패딩 자켓)도 함께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삼지연에는 비행장이 있고 건설 현장도 있어서 보통 혜산시에서 필요한 휘발유를 실어 나른다고 한다. 그런데 삼지연에서 혜산시로 내려오는 차에 휘발유가 실려 있었으므로 이는 중국에서 밀수한 휘발유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복된 차량에서 대북제재 품목인 휘발유와 솜동복을 본 주민들은 ‘밀수를 막아야 하는 보위부가 오히려 몰래 밀수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요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돈벌이에 혈안이 된 일부 보위성 간부들이 차량을 사용해 밀수를 크게 하고 있다’며 보위성 간부들의 일탈 행위에 대한 성토가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러나 이는 실상을 잘 모르는 주민들의 생각에 불과하다”면서 “사실 2017년 12월 국가보위성은 국가적 수요가 절실한 대북제재 품목들을 밀수로 들여오라는 비밀 지시를 국경지역 보위부들에 하달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대북제재 물자를 밀수로 반입할 수 있는 권한은 국경지역 보위부만 갖고 있는데, 이들의 밀수가 활발해지면서 2017년 말 장마당에서 1kg당 16위안(한화 약 2,664원)까지 올랐던 휘발유 가격이 지금은 14.5위안(한화 약 2,415원)까지 떨어진 추세”라며 보위부의 밀수가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최근 서해상에서는 북한 화물선이 석탄을 중국 화물선으로 옮겨 싣는 모습이 美정찰위성 등을 통해 포착되고 있다. 북한의 최근 상황을 보면 김정은 정권이 대북수출금지 품목인 휘발유와 경유 등을 육로를 통해 대규모로 밀수하고 있다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