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 죄여오는 정치보복 맞서 정면돌파 선언… 정치적 부담은 靑·檢에게로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최근 검찰의 정치보복 하명수사를 향해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최근 검찰의 정치보복 하명수사를 향해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어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최근 검찰수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맹형규 전 행정자치부장관, 정동기 전 민정수석, 김두우 최금락 이동관 전 홍보수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김상엽 전 녹색성장기획관 등도 배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검찰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게 아니라, 나에게 물으라"고, 검찰의 수사에 직접 맞설 뜻을 내비쳤다.

    '정면돌파'를 선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신감은 박근혜정권 4년 동안에도 쉴새없이 몰아쳤던 먼지털이식 감사·조사·수사에도 밝혀진 적 없다는데 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후 4대강 살리기와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등 여러 건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고통을 받았다"면서도 "나와 함께 일했던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는 없었음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명서는 본인이 직접 원고를 마지막까지 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 배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아침에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입장표명을 할테니 준비를 하라고 했다"며 "마지막은 대통령께서 직접 원고를 다듬으셔서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성명서를 낭독하는 도중 목이 메여 갈라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몇 차례 기침을 심하게 하기도 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정치보복 하명수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던 도중, 목이 메여 목소리가 갈라지자 연신 기침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정치보복 하명수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던 도중, 목이 메여 목소리가 갈라지자 연신 기침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한 성명서 낭독을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어렵게 유치했다"며 "국민 모두가 단합해서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뤄냄으로써 국격을 다시 한 번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대국민 덕담을 건넸다.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대통령은 다름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유치한 세계인의 축전이 현 정권의 '남북 정치쇼'에 휘말려 엉망이 돼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국격을 높이자"며 다시 한 번 국민단합을 호소하며 국익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직자를 괴롭히지 말고 나에게 물으라"고 '정면돌파'를 선언함에 따라, 이제 부담은 검찰과 현 정권에게 돌아가게 됐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명서 낭독 직후 의원회관을 나서는 길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쏟아지는 질문에도 거듭 "법적 절차대로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줄곧 현 정권의 하명수사가 "정치보복"임을 폭로하고 강조해왔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명서 발표 직후 "이번 정권처럼 일개 비서관의 지시 아래 정치보복 목적으로 노골적으로 '사냥개' 노릇을 대놓고 자행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며 개탄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한순간이고, 큰 권력일수록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