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선진화·공동체자유주의 주창한 위공(爲公), 개혁 보수주의자들의 귀감"
  • ▲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재완)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공 박세일 선생 서거 1주년 추모 세미나 : 안민한 발전을 위한 제언>을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재완)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공 박세일 선생 서거 1주년 추모 세미나 : 안민한 발전을 위한 제언>을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평생 안민(安民)을 위해 한반도선진화·공동체자유주의를 주창한 박세일 선생이 서거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은 국가비전 없이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공동체자유주의를 우리 사회의 중심 가치로 뿌리내리게 하는 동시에 젊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한선재단 정책위원장 발표 中)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재완)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공(爲公) 박세일 선생 서거 1주년 추모 세미나: 안민학 발전을 위한 제언>을 개최했다. 재단은 "박세일 선생은 한반도선진화·경제정의·세계화를 위해 한평생 몸을 던진 불세출의 경세가(經世家)였다"며 "세월이 흐를수록 빛을 발할 선생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선생의 유지(遺志)인 안민학을 정립·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지난 1월 작고한 위공 박세일 선생은 서울대 명예교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사회복지수석비서관,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을 지낸 한국의 대표 지식인이자 정치·사회 개혁 운동가이다.

    고(故) 박세일 선생은 지난 2005년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시,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의원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후 박 선생은 국정 참여·학문 연구·후학 양성 경험 등을 토대로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설립, 자아(自我)·공동체 완성을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는 이른바 '선진화공동체운동'을 주창하기도 했다.

    그의 아호 '위공'이 중국 고전에 나오는 천하위공(天下爲公·천하는 만인의 천하이지 일인의 것이 아니라는 뜻)에서 따온 것처럼, 그의 시선과 행동은 늘 국가발전과 공익에 맞춰져 있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박세일 선생은 산업화 이후 한국이 나아갈 길을 열고자 했던 경세가였다"며 "한반도선진화와 통일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일생을 바친 그는 개혁 보수주의자들의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나라 안보는 갈수록 위험해지고, 실업자는 늘어나 국민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국민이 하나로 뭉쳐 중산층이 두터워져야 한다'던 박세일 선생이 그립다"며 "선생의 뜻과 같이 자유시장경제를 앞세워 포퓰리즘을 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좌측부터 이주호(한선재단 정책위원장), 김주성(김주성 한국교원대 교수), 박재완(한선재단 이사장), 이홍규(카이스트 명예교수), 조영기(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좌측부터 이주호(한선재단 정책위원장), 김주성(김주성 한국교원대 교수), 박재완(한선재단 이사장), 이홍규(카이스트 명예교수), 조영기(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서거 1주년 추모 세미나는 21세기 국가철학(김주성 한국교원대 교수), 선진국의 패러다임(이홍규 카이스트 명예교수), 박세일의 개혁(이주호 한선재단 정책위원장), 한반도 통일철학(조영기 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등 4개 발제 및 종합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주성 한국교원대 교수는 "박세일 선생의 공동체자유주의는 어디까지나 자유주의의 방점으로, 재단 이름에서 드러나듯 국가 선진화를 위한 21세기 국정철학으로 마련한 것이다. 순조로운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을 위해 성찰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홍규 카이스트 교수는 "민주화 시대 이후 그가 가장 염려한 것은 '민주주의의 천민화'와 국가능력의 약체화'"라며 "국가발전은 정치·정부·국민 역량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선진 사회는 합리성에 훼방 놓는 요인에 대한 통제가 잘 되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박세일 선생의 좌우명은 이천하 관천하(以天下 觀天下·천하로 천하를 본다)다. 여기서 전자의 천하는 백성을 뜻한다. 그만큼 그는 개인의 자유와 정의를 제몸처럼 소중히 여겼다.

    이와 관련,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정치가 극단적 이념 투쟁으로 분열되면서 통합 국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는 온갖 규제와 통제로 시장과 개인의 자유를 옥죄고 있다"며 "혁신과 통합을 위한 제도와 정책의 변화와 함께 공동체자유주의가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노력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박세일 선생은 생전 "한반도선진화통일이란, 한반도의 지리적 확장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신국가창조형통일'의 형태로 번영과 평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단순히 남북 분단 이전 상태로 회귀하는 재통일이 아니라, 질적으로 한 단계 높은 선진 국가가 돼야 한다는 의미로 공동체자유주의에 기반한 통일을 강조했다.

    조영기 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에 따르면, 위공의 사상은 남북한 현상유지·북한체제 지원 당위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활용된 좌파의 '평화통일'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조 연구회장은 "분단을 단순히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수단으로서의 평화, 즉 임시적 평화이기 때문에 박 선생은 영구적인 통일평화가 진정한 평화임을 늘 말해왔다"며 "북핵 폐기·경제개혁 개방·인권탄압 중지·국제규범 존중 등 북한의 정상화를 향한 공동노력이 통일론의 핵심이다. 이러한 통일이 북한동포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일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위공의 지론이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