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평양 공군사령부 “여러 해 계속해 온 순환배치 일환” 의미 축소
  • ▲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계류  중인 美전략 폭격기들. 앞쪽의 B-52H 뒤로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가 보인다. ⓒ美공군
유튜브 공개영상 캡쳐.
    ▲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계류 중인 美전략 폭격기들. 앞쪽의 B-52H 뒤로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가 보인다. ⓒ美공군 유튜브 공개영상 캡쳐.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두고 남북이 판문점에서 계속 대화를 나누는 사이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의 주요 거점인 괌에 전략 폭격기를 계속 배치하고 있다. 며칠 전 B-2 스텔스 폭격기를 배치한 데 이어 이번에는 B-52H 전략 폭격기를 보냈다고 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애비에이셔니스트’, ‘밀리터리 닷컴’ 등 美언론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간) “美공군이 루이지애나州 박스데일 기지에 주둔 중이던 B-52H 전략 폭격기 6대와 장병 300여 명을 괌 앤더슨 공군 기지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美‘애비에이셔니스트’는 “美태평양 사령부는 B-52H 폭격기의 괌 배치는 현지 작전부대의 임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2대의 B-52H 폭격기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출발했으며, 이들은 현재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이미 전개돼 있는 6대의 B-1B 폭격기와 3대의 B-2 스텔스 폭격기와 합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美‘애비에이셔니스트’는 “상징적인 폭격기인 B-52H의 괌 배치는 美태평양 사령부의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 억지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사우스 다코타州 엘리스워스 공군기지에서 2016년 8월 6일 날아왔던 B-1B 폭격기의 임무를 대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 훈련 중인 B-1B, B-2, B-52H 폭격기. ⓒ美태평양 공군사령부 공개사진.
    ▲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 훈련 중인 B-1B, B-2, B-52H 폭격기. ⓒ美태평양 공군사령부 공개사진.
    현재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는 B-1B 폭격기들은 ‘제37EBS(원정 폭격편대)’라는 임시 구성 부대다. 美군사전문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1월 말에 임무를 마치고 본래 기지인 앨리스워스 공군기지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美‘애비에이셔니스트’는 “제37EBS가 괌에 배치되었을 당시 이들 B-1B 폭격기는 美해군, 美해병대 항공대, 日항공자위대, 한국 공군, 호주 공군은 물론 주일미군 기지에 대북 억지력의 상징처럼 배치돼 있는 F-35B 스텔스 전투기와도 함께 훈련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애비에이셔니스트’뿐만 아니라 ‘밀리터리 닷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군이 괌에 B-2 스텔스 폭격기와 B-1B 폭격기, B-52H 폭격기까지 한꺼번에 배치해 놓은 사실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괌에 모이는 전략 폭격기 수가 15대나 되는 데다 美공군 전략 폭격기 3종이 동시에 한 기지에 머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군 측은 이에 대한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美태평양 공군사령부는 이날 B-52H 폭격기의 괌 배치를 밝히면서 “이들이 태평양에 돌아온 것은 지역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전투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전진 배치는 인도양-태평양 지역 동맹에 대한 지속적인 안보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만 설명했다고 한다.

  • ▲ 한반도 유사시 김정은이 평양 주석궁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모습. 망원경으로 보면
    ▲ 한반도 유사시 김정은이 평양 주석궁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모습. 망원경으로 보면 "이 글자를 볼 수 있다면 넌 뒤졌어"라는 문구가 써 있을 것이다. ⓒ美국방부 공개사진.
    美태평양 공군사령부는 B-2에 이어 B-52H까지 괌에 배치된 것이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화제가 되자 부담스러운 듯 “폭격기의 괌 전진 배치는 여러 해 동안 계속해 온 순환 배치의 일환”이라며 “美공군 폭격기의 순환 배치는 오래 전부터 해왔던 임무”라고 그 의미를 더욱 축소해서 설명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태평양 공군사령부 공보실 측은 B-2 스텔스 폭격기는 2014년부터 시작한 임무의 일환에 따라 괌에 순환배치된 것이고, B-52H는 2004년부터 시작해 온 ‘폭격기 지속 배치(CBP)’ 임무에 따라 배치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美태평양 공군사령부 등 미군 측은 B-1B, B-2, B-52H의 괌 전진 배치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유사시에는 몇 시간 내에 한반도에 도착, 북한의 전략목표와 군사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