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팬, 국가인권위원회에 도종환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 상대로 진정서 제출
  •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응원하는 한 팬이 "남북단일팀 구성 추진은 한국 대표 선수단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연합뉴스는 17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아이스하키 팬 A씨가 도종환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한국 대표선수 23명의 행복추구권과 직업행사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진정을 인권위에 냈다"고 밝혔다.

    A씨는 진정서를 통해 "정부는 기존 대표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단일팀 성사시 북한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이는 곧 한국 선수들의 출전 기회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일팀 구성은 소수의 인권을 희생해 대의를 이루겠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면서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지 나를 희생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특히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이번엔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지만 4년 뒤 열릴 동계올림픽까지는 참가할 수 있을지 전력상 미지수인 상태"라면서 "정부는 이런 귀중한 기회를 선수들에게서 뺏으려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먼저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게 우리 선수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하키는 선수들이 경기 시간 전체를 계속 뛰는 게 아니라 1∼2분씩 계속 교대를 한다. 북한 선수가 우리 선수의 쿼터를 뺏는 게 아니라 선수단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남북 단일팀 소식을 접한 새러 머리 감독은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아이스하키는 조직력,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단체 종목"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노력과 실력으로 따낸 자리고, 우리 선수들 스스로 올림픽에서 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북한 선수를 추가할 경우, 우리 선수들에게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도 단알팀 논의가 믿기지 않는다"면서 "나에게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은 없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속에서도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판문점서 남북 회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례 브리핑을 열고 "공동입장과 단일팀에 대한 내용들을 오늘(17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이를 토대로 IOC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국민들의 우려사항을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들이 논란이 되지 않도록 잘 준비해나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