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위원장 회의·영화 1987 관람·오전 정례회의 등 양측 일정 똑같이 반복
  •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사실상 각자 행보를 선언한 가운데 양측은 서로의 행보를 주시하고 경계하면서 때로는 맞불 작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점점 노골화 하면서 똑같은 행사가 두 번 열리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당 통합반대파는 10일 오후 3시 원외 지역위원장과 워크샵을 열고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그러자 통합찬성파도 반대파 워크샵 일정과 같은 10일 오후 3시에 원외 지역위원장 회의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통합찬성파는 이날 회의에 통합추진협의체 이언주·이태규 의원도 초정한다고 알렸다.

    앞서 통합에 찬성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현 지역위원장협의회가 호남 지역 기반의 통합 반대파가 장악하고 있다고 판단, 별도의 '중도개혁통합 원외지역위원장회의'를 결성한 바 있다.

    이같은 찬성파와 반대파의 각자 행보는 영화 1987 관람 행사에서도 나타났다.

    통합 찬성파가 3일 당 지도부와 지역위원장 등과 함께 영화를 보자, 통합 반대파에서도 일주일 간격으로 영화 1987을 관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 정당 안에서 같은 영화를 두 번 본 셈이다.

    다만 영화 관람 이후 소감은 엇갈렸다. 안철수 대표와 함께 영화를 본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30년 만에 새로운 민주주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합을 해야 한다"며 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반면 박지원 전 대표는 "수구보수대통합의 열차를 타면 1987년 유신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국민의당이 되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해 통합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당 반대파는 개혁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신당창당 기획단을 설치하기도 했다. 기획단 산하에는 조직위원회와 홍보위원회 뿐 아니라 언론을 대응하기 위한 별도의 공보실까지 뒀다. 아울러 반대파는 국민의당 공식 회의 시간인 오전 8~9시에 맞춰 반대파의 정례 회의를 열고 있다.  

    통합 찬성파 역시 반대파의 맞불 행보를 주시하며 신경쓰는 모습이다.

    통합찬성파인 김중로 의원의 비서는 개혁신당 창당 관련 논의를 하던 반대파의 비공개 회의에 들어가 회의 내용을 기록하다 반대파로부터 항의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반대파는 이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국민의당 통합파 관계자는 10일 지역위원장 회의 날짜와 시간이 겹치는 것에 대해 "저희는 지난 주에 결정해 추진했는데 날짜가 우연히 일치했나 보다"라고 말해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