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주·11일 전남·14일 전북서 출마예정자 모은다
  •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이 국회 교문위원장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이 국회 교문위원장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당 통합반대파로 구성된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가 이번 주부터 호남에서 세(勢)몰이에 나선다.

    운동본부는 국민의당의 종래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전북을 돌며 오는 6·13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과 만남을 갖는다는 방침이어서, 자칫 '텃밭'의 기층 여론이 뒤흔들릴 경우 통합찬성파에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운동본부는 이번주 호남 권역내에서 순회 당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운동본부의 당원간담회는 9일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11일 전라남도, 14일 전라북도에서 진행된다. 특히 운동본부는 오는 6·13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을 집중적으로 겨냥해 당원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가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당이 실제로 분당할 경우, 호남권 의원들과 함께 현역 광역·기초의원들이 대거 동반 탈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마희망자들마저 이른바 개혁신당에 몰릴 경우, 국민의당이 종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출마시킬 후보를 이렇다하게 찾지 못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

    운동본부의 호남 '세몰이'가 통합찬성파에 적잖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처럼 통합반대파가 신당 창당을 전제로 하는 행동을 하나하나 밟아나가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반면,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을 선봉에서 이끌어가고 있는 안철수 대표 또한 불퇴(不退)의 배수진(背水陳)을 시사해, 국민의당 분당 위기가 중대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핵심지도부는 이날 전남 여수에서 열린 여수마라톤대회에 대거 집결했으나, 중도통합 문제를 둘러싸고는 입장차를 조금도 좁히지 못했다.

    통합반대파의 중심인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여수에서 취재진과 만나 "안철수 대표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대표에서 조기 사퇴하는)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안철수 대표가 통합신당을 밀고나간다면, 확실하게 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천명했다.

    통합찬성파인 안철수 대표도 마라톤대회 직후 여수가 지역구이며 중재파의 중심인 주승용 전 원내대표와 황주홍·최도자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졌으나, 자신의 조기 사퇴를 전제로 하는 중재안을 받아들이는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기초의원 불공천을 공약했으나 "약속까지 했는데 10일도 안 돼서 없던 일이 되는 것을 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 있다는데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내가 당대표 더 하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방선거가 하루하루 다가오는 가운데, 통합찬성파와 반대파 쌍방이 각자의 정치 스케쥴에 따라 로드맵을 한 발짝씩 실천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대로라면 분당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 커져가고 있다.

    국민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어떻게 모양새 좋게 헤어지느냐만 남았다는 회의론이 퍼져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통합반대파에서도 내심 분당까지는 바라지 않는 분들이 많고, 통합찬성파도 전당대회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난점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극적 타결이 특정 지점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