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태권도 9단 '국회의원 격파왕'… "당직자 제지로 무사"
  • ▲ 국민의당 이동섭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31일 오전 당사에서 전당원투표 결과를 발표하던 도중, 난입해 자신에게 달려든 신원 미상의 남성 당원이 당직자들의 제지에 끌려나가는 모습을 노려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이동섭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31일 오전 당사에서 전당원투표 결과를 발표하던 도중, 난입해 자신에게 달려든 신원 미상의 남성 당원이 당직자들의 제지에 끌려나가는 모습을 노려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의당 전당원투표 결과 발표 도중 난입해 이동섭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게 욕설을 하며 달려든 신원 미상의 남성 당원이 당직자들의 제지 덕분에 무사히 끌려나갈 수 있었다.

    이동섭 위원장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온라인 K보팅과 ARS전화투표를 통해 실시된 전당원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이동섭 위원장이 "재신임 찬성이 총 투표수 5만9911표 중 4만4706표로 유효득표율 74.6%"라며 "이로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투표 결과, 재신임이 확정됐다"고 선언하는 순간, 누군가가 단상으로 난입해 돌진해왔다.

    국민의당 당원으로 알려진 신원 미상의 이 남성은 발언대를 밀쳐 넘어뜨린 다음, 의자를 들어 내리치려 하며 난장판을 만들었다.

    "이 XX놈들아, 나와!"라며 "안철수가 그리 돈이 많냐, 이 XXX들"이라는 욕설과 함께 소란이 일어나자, 이를 제지하려는 당직자들과 취재하려는 취재진이 몰리면서 당사는 아수라장이 됐다. 한동안 몸싸움이 벌어진 끝에, 남성은 당직자들에 의해 끌려나간 뒤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전당원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나쁜투표거부 운동본부'를 결성한 통합반대파의 투표 보이콧 운동이 있었고, 모 지역위원장의 '각목을 준비하라' 메시지가 유포되는 등 흉흉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이와 같은 난입 사태는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측면도 있었다.

    소란이 일어나자 현장에 있던 통합찬성파 인사들 중 일부는 "예상을 못한 거냐"며, 난입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생중계로 나가게끔 만든 상황에 불만스런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 ▲ 국민의당 이동섭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9월 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의원태권도연맹 발대식에서 대리석 15장 격파시범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이동섭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9월 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의원태권도연맹 발대식에서 대리석 15장 격파시범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하지만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의 경력을 고려해보면, 이날 당직자들이 빠르게 달려들어 제지에 나선 덕분에 이 남성이 무사히 경찰에 연행될 수 있었다고 해석할 여지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동섭 의원은 전·현직 국회의원 중 유일한 태권도 9단 보유자로 '국회의원 격파왕'이라 불린다.

    지난 9월 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의원 태권도연맹' 발대식에서는 몸소 격파 시범에 나섰는데, 대리석 열다섯 장을 단숨에 격파하는 모습을 보이며 발대식장에 내빈으로 참석한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주승용 전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놀라게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부친의 손에 이끌려 도장을 찾은 이래로, 51년간 한결같은 태권도인 생활을 해왔다. 체육명문 용인대를 나와 서울시태권도연합회장·서울시체육회 부회장·생활체육 세계태권도연맹회장 등을 지냈으며, 국기원 공인 태권도 9단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이동섭 의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으려 했으니, 아마 당직자들의 제지가 없었더라면 난입한 남성이 온전한 상태로 끌려나가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당직자들의 제지 덕분에 난입한 남성이 무사할 수 있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라고 귀띔했다.

    갑작스런 소동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태연한 자세를 유지하던 이동섭 위원장은, 사태가 진정되자 무도인(武道人)답게 침착한 목소리로 다시 단상으로 나아가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관련한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전당원투표 결과 발표를 마무리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발표를 끝냈다.

    또, 이동섭 의원은 난입한 해당 신원미상 남성에 대해서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일체의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당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