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기초학력미달율 충북 평균은 1.5%인데 혁신학교는 19.8%
  •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혁신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11.9%로, 전국 평균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혁신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11.9%로, 전국 평균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교육감 시절 도입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혁신학교가 기초 학력에 미달하는 학생들을 양산하는 '바보학교'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현 정권은 학교간 학력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평가 수단까지 폐기해가며 혁신학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어, 우민화(愚民化)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소속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12일 공개한 '혁신학교 학업 성취 수준'에 따르면, 혁신학교에 재학하는 고등학생 중 기초 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이 일반 고등학교 평균보다 권역별로 최대 11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혁신학교에 재학하는 고등학생은 △보통 학력 59.6% △기초 학력 28.5% △기초 학력 미달 11.9%의 분포를 보였다.

    반면 전국의 일반 고등학생 평균을 보면 △보통 학력 82.8% △기초 학력 12.7% △기초 학력 미달 4.5%였다.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은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보통 학력 이상으로 통과하는 시험에서, 혁신학교 고등학생들은 거꾸로 열 명 중 네 명에 해당하는 40.4%가 낙제하거나 낙제에 가까운 평가를 받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시·도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바보학교'로 전락한 혁신학교의 실상이 보다 뚜렷해진다.

    충청북도는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2.0%였는데, 유독 혁신학교에서만큼은 이 비율이 22.3%로 11배 이상 껑충 뛰었다.

    과목별로 보면 충북 권역의 일반 고등학생들은 △국어 1.5% △수학 2.3% △영어 2.3%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혁신학교에서는 △국어 19.8% △수학 21.5% △영어 25.6%로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과목별로 10배 내외 높았다.

  • 충북 권역의 경우, 혁신학교 재학 고등학생의 과목별 기초 학력 미달율이 과목에 따라 최대 16배 이상까지도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충북 권역의 경우, 혁신학교 재학 고등학생의 과목별 기초 학력 미달율이 과목에 따라 최대 16배 이상까지도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기초 학력 미달'이란 과목 성적이 100점 만점에 20점에도 못 미친 경우를 말한다. 영어의 경우, 충북 혁신학교 고등학생의 4분의 1이 100점 만점 시험에 20점도 못 맞았다는 말이 된다.

    교육계 관계자는 "기초 학력 미달자는 수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시험을 볼 의지가 없는 '공포자(공부를 포기한 자)'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혁신학교가 '공포자'를 양산해 교육현장을 궤멸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 확대는 문재인정권의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또, 올해부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도 폐지하기로 했다. 혁신학교를 억지로 확대하기 위해 '기초 학력 미달자' 양산 실태를 숨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어와 수학은 각각 5분의 1, 영어는 4분의 1의 고등학생이 20점도 맞지 못하는 참사를 야기한 충북의 혁신학교도 최근 내년도 공모 결과, 새로 도내에서 60개 학교가 신청하는 촌극을 빚었다. 시·도교육청이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연 평균 1억 원 안팎의 '예산폭탄'을 안기며 지원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력 수준이 대폭 저하된다'는 것은 상식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권역의 대표적인 지역명문고등학교인 제천고가 혁신학교 신청을 포기한 것도, 학부모들과 동문회가 재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이유로 결사적으로 반대한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유력자들이 자신들의 자녀는 특수목적고 등 학력 수준이 높은 학교로 진학시키면서, 서민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는 학력 수준이 대폭 떨어지는 혁신학교로 전환시키려는 것에 우민화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김상곤 장관이 교육감으로 재임하던 시절, 경기도 학력은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며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겠다는 이번 정권의 계획대로 간다면 기초 학력 미달자들이 잔뜩 생길 것"이라고, 현 정권의 우민화 정책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 김상곤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관련된 질의를 받고 "학생 소질과 소양에 따라 교육받고 자연스럽게 학력도 향상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혁신학교의 취지"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