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이 되어 7천만 우리 민족이 흥에 겨워 서울과 평양에서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열창하는 그날은 꼭 옵니다. 사진은 2014년 12월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정성산 감독과 함께 국민가수 태진아 선생님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찍은 것입니다. [사진 = 림일 작가]
    ▲ 통일이 되어 7천만 우리 민족이 흥에 겨워 서울과 평양에서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열창하는 그날은 꼭 옵니다. 사진은 2014년 12월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정성산 감독과 함께 국민가수 태진아 선생님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찍은 것입니다. [사진 = 림일 작가]


    김정은 위원장! 그제(10일)가 당신이 지난 5월에 있은 노동당7차대회에서 당위원장 되고 맞은 첫 당창건기념일인데 조용히 보내느라 수고했습니다. 물론 2천만 인민들 몰래 비밀장소에서 질퍽한 연회와 공연을 보면서 보냈겠지만 적어도 세상에 대고 핵실험이요, 미사일발사요 하는 ‘불장난’은 없었으니 말입니다.

    참! 답답합니다. 그런 위험한 ‘불장난’은 왜 합니까? 외부로부터 당신의 정권을 지켜주는 것은 핵과 미사일이 아니라 2천만 인민이라는 사실도 모릅니까. 단순히 생각해보시오. 가령 누가 칼 들고 상대방에 덤비면 어느 바보가 죽겠다고 가만히 있을까요? 칼에는 칼로 대항하는 게 당연한 처사이며 결국은 같이 죽는 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신의 정신상태는 통제 불능이라고 한 겁니다.

    사람이 왜 그렇게 미련한가요? 내가 만약 당신이라면 2천만 인민을 굶주림에서 해방하는 일, 즉 개혁개방부터 할 겁니다. 인민들이 배부르면 당신에게 더 충성하면 했지, 당신의 말을 안 듣거나 민주화요구 같은 것은 못 할 겁니다. 이유는 공화국 인민들에게는 세상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전민 조직생활’이 있기 때문이죠.

    김 위원장! 내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공화국 특정지역에서 한 번 시험해보시오. 맞으면 전체 지역으로 확대하고 아니다 싶으면 지금처럼 통치하시오. 인민의 행복과 공화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멋진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보란 말이오.

    다음, 내 얘기 좀 하죠. 이달 초 제가 지인의 소개로 모 공기업사장님과 탈북민지도자 몇 명과의 만남을 위해 예비시간을 맞추는 심부름을 하게 되었죠. 물론 SNS(카톡)로 말입니다. 간택할 날짜는 10~12일 중에 하루인데 탈북민지도자들은 TV에도 자주 출연하여 몹시 바쁘며 그 중에 한 분이 “아마 김정은이 당창건기념일에 즈음하여 6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으니 어렵지 않을까?”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방금 김정은에게 전화해보았는데 이번 당창건기념일에는 집에서 아내 설주와 함께 조용히 쉬겠대요.ㅎㅎ” 라는 문자를 날렸죠. 사실 웃자고 했던 조크인데 진짜 맞아 떨어졌습니다. 지난 5월 노동당7차대회장에 당신이 정장차림으로 나온다고 TV(채널A)에 출연하여 예측한데 이어서 이번까지 두 번이나 맞혔지요.

    김정은 위원장! 제가 푼수 없이 제 자랑하자고 이렇게 펜을 든 것이 아닙니다. 당신도 국가최고 지도자이기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며 한 여인의 남편이고 한 아이의 아버지인 7천만 민족의 한 사람이기에 들으라고 하는 소리입니다.

    인간사회에서 가족보다 중요한 것이 없지요. 그보다 우선은 자기 자신이겠죠. 종교의 개념으로 보나 ‘주체사상’의 잣대로 보나 세상에서 사람이 가장 최고이며 우선이라는 논리가 맞습니다. 허나 그것도 평화로운 사회에서나 맞는 소리지 끔찍한 핵전쟁으로 인간의 생명까지 없어지는 상황에서는 모두 헛소리겠죠.

    신성한 이 땅은 우리 후대들에게서 잠시 빌려 쓰는 공간입니다. 우리 모두가 물론이고 당신 조상도 그랬고 당신도 언젠가 이 땅을 떠나는 사람이죠. 손님이 주인의 집에서 행패를 부리면 되겠습니까. 제발 조용히 좀 삽시다.


    2016년 10월 12일 -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