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제2의 광우병·세월호 사태 만들려는 '꼼수'?
  • 정대협 등 좌파성향 단체들이 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정대협 등 좌파성향 단체들이 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한ㆍ일 양국이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극적 타결하면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가 진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좌파 성향 단체들은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하며, 현 정부를 ‘친일 매국 정권’으로 매도하고 있다. 

    이들은 3.1절 개최한 집회에서 '위안부 합의' 배후에 미국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사드배치가 북한을 자극해 전쟁 위험을 높이고,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전 국민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는 선동적 발언을 쏟아냈다. 

    정대협 등 좌파성향 단체들의 연합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3·1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전국행동의 날' 집회를 열고, 반정부-반미적 구호를 남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집회에는 이만열 숙명여대 교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학생과 일반 시민 등 1천여명의 인파가 참여했다. 


    ① 광우병 촛불시위·민중총궐기 폭력시위 참여한 단체들..위안부 시위에도 참여

    전국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는 모두 389개 단체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참여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족문제연구소 등 친북·좌파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민중총궐기’ 폭력집회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당시 시위대가 구호로 내건 문구는 ‘가자 청와대로, 뒤집자 세상을!’이었다. 이들은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길거리 보도블럭을 깨 경찰에게 투척하거나, 철제 사다리를 던지는 등 불법 폭력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일부 시위대는 심지에 불을 붙여 경찰 버스 주유구에 방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사드배치와 테러방지법 등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사드배치와 테러방지법 등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북ㆍ좌파 단체들이 ‘한ㆍ일 위안부 협상 무효’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온 이면에는, 현 정권을 ‘친일 독재 정권’으로 낙인찍어, ‘제2의 광우병 사태’나 ‘제2의 세월호 사태’와 같은 국민 선동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만열 교수는 연대발언에서 “한일 위안부 협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했는데, 우리 정부는 충실히 따라가고 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는 위안부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유엔에서 결정한 전쟁범죄 가운데 여성에 대한 범죄 문제를 거론할 자격이 없어지게 된다”며 “다시말해, 우리는 세계적 인권 역사에 오히려 퇴행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박근혜와 아베의 야합이고, 이 야합의 배후자는 바로 미국"이라며 "한ㆍ미ㆍ일 삼각동맹을 만들려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는 것을 잘 아는 미국이 압박을 넣은 것에, 박근혜 정부가 맥없이 끌려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여왕’이라고 비꼬면서, “가끔 이해못할 일이 벌어진다. 대통령은 주인이 아닌 국민의 종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왕으로 행동한다”고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재명 시장은 “우리 국민이 저들(일본)에게 당한 엄청난 피해로 가슴 아파함에도 불구하고, 법과 헌법을 지키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합의했다고 주장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동의하지 않고, 아무런 법적 형식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아버지가 합의했다 해도 무효”라고 덧붙였다.


  • 이재명 성남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② 좌파진영,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 사실과 달리 왜곡·선동

    이 같은 발언들은 정부의 한ㆍ일 위안부 합의 취지를 왜곡한 것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설명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전시 성폭력 등 보편적 가치로서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국제사회 논의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외교부도 지난해 15차례에 걸쳐 위안부 피해자ㆍ관련단체들과 협의, 면담 등을 가져왔고, 피해자측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가부의 경우, 지난 2013부터 위안부 문제 TF를 운영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전원을 방문하고,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왔다.

    그 결과, 이번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일본정부의 책임 최초 표명 ▲내각총리 내신 명의로 피해자에 대한 공개적ㆍ공식적 사죄와 반성 표명 ▲일본 정부 예산 출연에 의한 피해자 명예ㆍ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 사업 진행 등이 반영됐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우리정부가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더 이상 제기할 수 없게 됐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 정부는 이번 합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두고,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ㆍ비판을 자제하기로 한 것은 “합의의 성실한 이행이 뒷받침돼야 하며, 정부차원에 국한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는 이만열 숙명여대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는 이만열 숙명여대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③ 위안부 집회 참여한 일부 인사, 과거 친북적 발언으로 논란 빚기도

    전국행동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반정부-반미적 활동을 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거나 오히려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3.1절 ‘위안부 합의 무효’를 외치는 진의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다.

    이만열 교수는 과거 ‘종북세력은 없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대표적인 좌파 역사학자다. 이만열 교수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동영상 백년전쟁에도 출연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이만열 교수는 지난 2013년 11월 양화진문화관에서 열린 ‘초기 기독교 외국인 선교사들의 활동역사 강의’에서,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건국한 것이 아니고 임시정부를 계승한 것이다. 종북세력은 없는 것인데 매도하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노골적으로 反대한민국적 사고를 드러냈다.

    나아가 이만열 교수는 ‘복음과 상황’ 2013년 2월호에서 "NLL이 국제법적으로도 영해를 규정하는 경계선은 아니라는 것이 국제법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NLL을 부정하는 친북적 성향을 나타낸 바 있다. 

    박석운 대표가 몸담고 있는 '한국진보연대'는 2006년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속칭 전국연합)'이 '대선 투쟁을 위해 발전적 해체'를 해서 만든 단체로, 한미 FTA반대, 광우병시위,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 비정규직 철폐운동, 쌍용차 사태, 한진중공업의 '자칭 희망버스' 시위 등에 적극 참여해 온 단체다. 

    지난 2010년 7월 23일 이 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경고한다. 김정일 동지를 비방하는 글을 쓴 분들은 모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김정일 지도자 동지는 위대하신 민족의 지도자 동지다. 이 분을 비난하고 욕하는 것은 한민족을 욕하는 것과 같다"는 글이 올라와 물의를 빚기도 했다.  



  • 이재명 시장은 각종 간첩사건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변호한 바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2007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참여연대' 출신이다. 

    이재명 시장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황당한 소설로 여기는 ‘세월호 국정원 소유설’ 등 괴담 수준의 음모론을 트위터에 올리고도,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되레 자신을 비난하는 누리꾼에게 “관운장 따라 함부로 청룡언월도 휘두르다간 허리부러지는 수 있다”는 협박성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해 8월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과 관련, 자신의 트위터에 "북에서 먼저 포격? 연천군 주민들은 왜 못 들었을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정부의 발표에 불신을 나타냈다. 그는 "누구를 위해 경제를 작살내고 국민을 불안 공포로 몰아넣는가. 통일 대박은커녕 전쟁을 걱정하게 생겼으니 정말 욕 나오는 우울한 밤"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3.1절이나 위안부 문제와는 거리가 먼, 사드배치ㆍ국정화 교과서ㆍ테러방지법 반대 등의 주장이 불거져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철수한 이후, 사드배치로 전쟁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전시상황인 양 호도하면서, 테러방지법을 만들어 국민들을 감시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총선을 치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을보면 마치 50년 전 박정희 정권의 모습이 생각난다”며 “한국의 가장 큰 과제는 군사독재 문화와 친일문화로, 여전히 국민을 통치ㆍ탄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좌파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 청계 광장에서 배포한 전단지에는 ‘북한 노동미사일이 일본과 주일미군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이며, ‘북한이 노동 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황당한 주장이 담겨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