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판 땅굴은 주땅굴이 있고 가지땅굴이 있다. 가지땅굴은 비무장지대 북쪽의 적정지점에서 주땅굴 1개 당 10개 정도로 갈라진다. 이 가지땅굴을 통해 방어종심(방어 부대들이 위치한 최전선에서부터 다른 부대나 예비대가 배치된 곳까지의 길이)이 20~40km 정도 되는 아군 전방사단과 군단의 방어선 FEBA A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북한군의 목표다.”
    북한 인민무력부 공병국에서 복무한 한 탈북자는 “북한의 이 같은 전술은 전방병력의 1/3 가량을 아군 후방지역에 침투시키는 전술교리와도 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1년에 김일성이 ‘하나의 갱도는 10개의 핵폭탄보다 효과적이다’라는 교시를 내린바 있다”고 소개하고 “남한이 믿든 믿지 않든 북한이 땅굴에 매달리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FEBA는 ‘FORWARD EDGE OF BATTLE AREA’의 줄임말로 ‘전투지역전단’을 의미한다.
    DMZ의 경우 최전방에 GP(GUARD POST), 그 뒤에 GOP(GENERAL OUT POST)가 있고 그 뒤에 FEBA가 있다. FEBA는 다시 A(알파)), B(브라보), C(찰리), D(델타)로 나눈다. 전시상황에 따라 각각 주 방어선으로 삼는 작전 거점이다.

    이 탈북자는 전방에 출구를 둔 땅굴의 경우 “군단 병력의 1/3 정도를 미리 한국군 군단 후방지역에 침투시켜 목을 점령하고 뒤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땅굴 굴착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북한 강원도에서 10km가 넘는 길이의 터널을 뚫는데 전혀 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삽과 곡괭이만 가지고 1m의 오차도 없이 관통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남침 땅굴의 경우 하루에 10m 이상 판 곳도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 토목전문가는 “첨단 장비를 갖춘 우리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도 하루 10m 작업속도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예비역 군 관계자는 “우리 군에서도 북한군의 전략-전술에 대해 ‘선제 기습 공격 및 속전속결’이 주목표임을 파악하고 있다”며 “지하 갱도를 이용한 침투로 정규전과 비정규전을 배합, 전 국토를 동시 전장(戰場)화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0여만 비정규전 부대를 후방에 침투시키기 위해서는 공중 및 해상은 동시 수송 수단이 제한되고 비무장지대는 장애물을 극복해야 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남침이 임박하면 굴착한 지하갱도를 이용하여 비정규전부대를 대량 침투시켜 기습 효과를 달성함으로서 전 국토를 동시에 전장화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군 관계자는 “남침땅굴의 주 접근로는 6곳이며 일단 전방 땅굴의 경우 서울과 춘천, 홍천, 강릉이 1차 타격목표일 것”이라며 "이중 4곳은 서울이 목표"라고 추정했다.
    그는 “GOP 지역 내 주요 거점이나 FEBA A 지역의 주요 병참선, 주요 지휘-통신시설 등의 500m 후방이 남침땅굴의 출구가 될 것이라는 귀순자의 증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mx2m 갱도의 경우 1만 6000명의 병력이 단시간에 통과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채광작업이나 진지공사 등으로 위장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버럭(굴찰으로 생기는 흙) 등을 처리하면 위성의 감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남침땅굴에 대한 정밀한 감시와 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