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왕’이 돌아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치러진 여왕의 대관식 이후, 꼬박 한 달만이다. 김연아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2010 세계피겨선수권에 출전한다. 경기에 앞선 김연아는 어느 때보다 담담하다. 26일 마지막 공식연습을 마치고 인터뷰에서 “이번에야 말로 정말 마음을 비우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루고 싶었던 것을 모두 다 이뤘기 때문에 정말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며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것을 밝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연아의 세계선수권 경기의 ‘관전포인트’를 뽑아봤다.

  • ▲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하고 있는 김연아 ⓒ 연합뉴스
    ▲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하고 있는 김연아 ⓒ 연합뉴스

    ◇ 시즌 ‘전승’에 도전한다
    김연아는 올림픽을 앞두고 불참한 4대륙선수권대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출전한 대회에서 1위는 모두 김연아의 몫 이었다. 그랑프리 1차대회, 5차대회, 그랑프리 파이널 올림픽까지 모두 금메달은 김연아 차지였다. 역대 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들 중 많은 선수들이 그 해의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실수로 인해 명예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세계선수권에 김연아가 참여하는 데 의의가 높은 것도 이 까닭이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다면 시즌 전승, 시즌 내 그랜드슬램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 9년 만에 세계선수권 2연패
    김연아는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지난해 세계선수권 1위에 올랐다. “꼭 그 자리에 오르고 싶었다”며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전 국민이 울었다.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해 화제에 중심에 서기도 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한 미셸콴(미국)도 2년 연속 우승은 2000~2001년 한차례에 그쳤다. 또 미셸 콴 이후 9년 간 2년 연속 우승한 선수는 없다. 그만큼 세계선수권 2연패는 어렵고, 의미 있는 일이다.

    ◇ 마지막 세기의 대결…아사다 설욕할까?
    연이은 트리플 악셀(공중에서 세바퀴 반 회전) 성공에도 김연아에게 30점 이상 차로 패배했던 아사다 마오는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언론 인터뷰를 자제하며 ‘조용히’ 1인자 자리를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사다 마오는 올림픽이 끝나고 체중이 불어나 애를 먹었다고 고백했지만 지금은 원래의 몸매와 컨디션을 되찾았다고 고백했다. 올림픽 이후 한 달만의 경기인 만큼 선수들의 완벽한 경기력은 집중력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올림픽에서 실력면에서나, 집중력에서나 우월한 경지에 있음을 보여줬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 마오 바로 다음 순서에 나서면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해나간 것. 반면, 아사다 마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 다음에 나서자 점프 회전수 부족 등 문제점을 노출했다.

    더욱이 김연아 선수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은퇴도 고려중 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세기의 대결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 또 한 번의 신기록 만들어 낼까
    김연아는 세계신기록 보유자다. 지난 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두 분야에서 모두 자신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라이벌이 없다는 이야기가 괜한 말이 아니다. 김연아의 신기록을 뛰어 넘을 만한 선수는 없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는 78.50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50.06으로 역대 최고점을 세우며 총 228.56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 어느 선수도 감히 김연아의 ‘라이벌’이 될 수 없다. 김연아의 라이벌은 ‘본인’이라는 말 까지 나오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꿋꿋하게 해나가고 있는 상황. 비록 올림픽 이후라 최상의 컨디션이라 볼 수는 없지만 경기마다 신기록을 수립한 김연아가 또 다시 자신의 기록을 갈아 치울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 ‘피겨의 봄’ 출전권 3장 확보 할까
    일본은 ‘간판’ 아사다 마오를 비롯해, 안도 미키, 스즈키 아키코 등 3명의 선수가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김연아, 곽민정 단 두명의 선수가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보다 1명이 더 많다. 이는 일본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과 때문인데, 우리나라도 김연아 선수와 곽민정 선수의 순위 합계가 13 이하가 되면, 사상 첫 세계선수권 출전권 세장을 얻게 된다.
    즉, 김연아가 우승하고, 곽민정이 12위 안에 들면 가능해진다.

    김연아와 곽민정이 출전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6일 밤 11시 55분부터 SBS를 통해 생중계되며 김연아는 27일 새벽 1시 5분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