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식 세계화'를 통해 '정책 내조'의 첫 발을 디딘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최근 발걸음이 경쾌하다. 4월과 5월을 지나며 김 여사의 행보는 더욱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공식 행사도 부쩍 늘었으며 그만큼 외부 노출 빈도도 잦아졌다.

    김 여사는 지난달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동주최한 '한식 세계화 2009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후, 지난 4일 발족한 한식 세계화 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으며 본격 활동을 알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한식의 세계화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퍼스트레이디로서 조심스럽게 격려와 함께 후방 지원을 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가세는 실제 정부 부처 뿐 아니라 사회 각계의 관심을 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조용한 지원은 정부 정책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 부처의 관심을 유도하고 신속한 결정과 추진에는 확실한 도움주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자녀 등 어린이 24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자녀 등 어린이 24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 뉴데일리

    '한국 방문의 해' 명예위원장이기도 한 김 여사는 지난달 29일 '피겨요정' 김연아를 청와대로 초청해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김연아 선수는 우리 경제가 어려울 때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준 사람"이라고 치하한 뒤 "국가없이 한 개인이 존재할 수 없다. 항상 뒤에서 후원하는 대한민국과 국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홍보대사로서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퍼스트레이디의 내조는 주로 복지, 교육, 문화 분야에서 조용히 이뤄져왔다. 김 여사는 특유의 활발한 성격과 따뜻한 감성으로 의례적인 일정이 아닌, 공감의 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호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함께 지난달 19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경기도 고양시 홀트일산요양원을 방문한 김 여사는 중증장애인합창단의 노래 공연을 관람하며 손수건을 꺼내 연신 눈물을 닦아내며 감동했다.

    이어 27일에는 서울시립 노숙복지시설인 영등포 '보현의 집'을 찾아 저녁 배식 봉사를 벌였다. '보현의 집'은 김 여사가 이 대통령 취임 이전에도 매달 방문해오던 곳이다. 이외에도 김 여사는 청량리 다일공동체 '밥퍼'활동을 20년째 해오고 있으며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병동에도 매달 한 차례씩 찾아 봉사활동을 해왔다.

    김 여사의 '녹색행보'도 눈에 띈다. 김 여사는 지난달 30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여성이 그린 세상, G-코리아 결의대회'에 이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각각 녹색 넥타이와 녹색 스카프를 착용, '그린 코드'로 행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또 5일 어린이날을 맞아서는 청와대 녹지원에 초청된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동심에 젖었다.

    10일부터 시작되는 이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순방에 김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두 나라가 이슬람 국가인 탓에 영부인간 공식일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김 여사가 "단독 일정만을 위해 굳이 갈 필요가 있겠나. 예산 절감 차원에서도 가지 않는게 어떻겠나"는 뜻을 표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긴 시간동안 떨어져 있게 된 것 같다"면서 "그러나 6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준비로 인해 여전히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